신세계그룹 ‘안살림’을 맡았던 한채양 대표이사가 신세계조선호텔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한 대표는 신세계조선호텔에서 통합운영으로 비용 효율화 등을 추진하면서 신세계조선호텔의 적자 탈출을 위해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신세계 곳간지기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적자 끊을까

▲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이사.


22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한 대표는 기획과 재무분야에서 전문가인큼 앞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의 비용 효율화와 새 사업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한 대표는 2001년 11월 신세계에 경력직으로 입사해 20년 가까이 신세계그룹의 곳간지기 역할을 맡아오면서 신세계그룹 안에서 재무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과 함께 신세계조선호텔 감사직과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사내이사 등 3곳의 계열사 등기임원을 맡기도 했다.  

한 대표가 신세계조선호텔에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사로 활동해온 점에 비춰보면 신세계조선호텔의 내부사정에도 밝은 것으로 여겨진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한 대표는 이마트 경영지원실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는 데다 그룹 안에서 기획과 재무 관리에 능통한 전문가”라며 “앞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이 추진해야하는 새 사업이 많은 만큼 이런 부분들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레스케이프 등 전국에 모두 4곳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부터 모두 5개 호텔을 추가로 운영할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신세계조선호텔은 2014년부터 4년여 동안 영업손실을 내고 있어 재무 전문가인 한 대표로서도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8년 7월 독자 호텔 브랜드인 레스케이프를 여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데다 새로 개장한 호텔 등에서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순손실 160억7900만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2018년 상반기와 비교해 순손실 폭이 더욱 확대됐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레스케이프와 2015년 문을 연 포포인츠 남산호텔 등은 임차운영 방식이어서 투자비용 부담이 직접 건립과 비교해 경미하지만 일정 금액의 최소보장 임차료를 지급해야 한다”며 “저조한 객실가동률을 보인다면 임차료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는 데다 현재까지 운영실적도 미미한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한 대표는 우선적으로 적자 탈출을 위해 대량구매 등을 통한 원가 절감을 바탕으로 비용 효율화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4곳의 호텔을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통합해 구매부문 등을 함께 하면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신세계그룹이 21일 한 대표 인사를 발표하면서 신세계조선호텔에 운영담당조직을 새로 설립한다고 발표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더욱이 신세계조선호텔은 앞으로 새로 문을 여는 모든 호텔을 임차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을 세워 둔 만큼 한 대표의 재무적 역량이 더욱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보다 더욱 많은 호텔을 운영하게되면 원가관리 등의 재무적 노력이 함께해야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레스케이프를 내놓으면서 호텔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정 부회장은 레스케이프호텔 개장에 앞서 부인인 한지희씨와 함께 호텔을 둘러봤을 뿐 아니라 레스케이프호텔 초대 지배인도 자신이 직접 발탁해 앉힐 만큼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한 대표도 2015년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으로 일하면서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