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추진하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이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도로요금 수납원은 계속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이미 자회사 직원이 된 수납원들조차도 고용협상을 다시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강래 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꼬여, 자회사도 '본사 대우' 소송 태세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18일 한국도로공사와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 따르면 도로공사의 자회사인 도로공사서비스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을 마친 도로요금 수납원들이 다시 본사인 도로공사 직원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장은 7월1일 자회사 도로요금서비스를 출범해 도로요금 수납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5천여 명의 도로요금 수납원들이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동의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조합원인 도로요금 수납원을 중심으로 1500여 명은 도로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이미 자회사에 고용된 도로요금 수납원까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어 정규직 전환 협상은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

도로공사서비스 관계자는 “소송을 준비하는 도로요금 수납원 노조와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고 싶지만 소송을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자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며 “도로공사서비스에 고용된 도로요금 수납원들은 도로공사에서 업무지시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시 도로공사 직원 지위를 인정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도로공사서비스의 노조 가운데 하나인 EX서비스새노동조합은 20일 도로공사를 상대로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따른 한국도로공사 근로자 지위 확인의 소송’를 제기하기로 했다.

EX서비스새노조는 조합원 127명을 중심으로 소송인단을 모으고 있다.

EX서비스새노조는 도로공사서비스가 여전히 도로공사의 노무 대행기관에 불과하다며 사실상 도로공사에서 직접 업무 지시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로공사서비스의 노동여건이 외주업체 직원일 때와 다를 바 없는데 도로공사가 자회사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도 바라봤다.

도로공사서비스에서는 그전에 15명이 하던 도로요금 수납업무를 12명이 하는 등 업무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사장은 당분간 도로공사서비스에 신규채용은 하지 않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 사장은 자회사 고용에 여전히 동의하지 않은 도로요금 수납원 1천여 명과 합의점을 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 사장은 도로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도로요금 수납원들 가운데 한국노총 조합원과는 9일 2심 계류자 115명에 한정해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대법원 판결로 도로공사 직원 지위가 인정돼야만 직접고용하겠다는 데서 한 걸음 물러난 것이다.

이 사장은 민주노총 도로요금 수납원들과도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10일 국회 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한국노총 도로요금 수납원 가운데 자회사 고용을 거부한 수납원들과 극적으로 노사합의를 이뤘다”며 “민주노총 도로요금 수납원과도 지속적 대화와 협의를 통해 완전한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도로요금 수납원들은 9월9일부터 40일 가까이 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10월10일에는 3219명의 서명을 받아 이 사장을 파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민주노총 도로요금 수납원 450여 명은 8월29일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아직 1심과 2심을 진행하는 도로요금 수납원 1천여 명도 전면적으로 도로공사에 직접고용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