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대한민국 헬기산업의 역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5일부터 20일까지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인 ‘아덱스(ADEX) 2019’에 마련한 전시부스 제일 앞에 적어 놓은 문구다.
 
[오늘Who]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자부심으로 수리온 수출 매달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 문구 앞에 수리온을 개조해 만든 수출형 시제기인 'KUH-1E'를 전시했다. KUH-1E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수출형으로 개발 중인 기동헬기로 일반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이 그 어느 때보다 수리온 수출에 힘을 싣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14일 서울 아덱스2019 공동운영본부에 따르면 올해 서울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는 34개국에서 430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완제기 구입 경험이 있는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비롯해 세계 53개국에서 90여 명의 군당국 주요인사가 행사 기간 성남공항을 찾아 실질적 비즈니스를 논의한다.

안 사장은 15일 개막식 참석을 시작으로 16일 ‘항공산업 발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17일 ‘항공우주 전문가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는 등 누구보다 바쁘게 서울 아덱스 2019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이 가운데 16일 열리는 항공산업 발전 세미나를 향한 기대감이 커 보인다.

16일 세미나는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련한 행사인데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관공서가 수리온을 개조해 만든 의료헬기, 산림헬기, 소방헬기 등의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국군의날 행사에서 처음 수리온을 탄 데 이어 국회 차원의 지원이 더해지면 수리온은 국내 수요 확대에 힘이 실릴 수 있고 이는 결국 수출 경쟁력 강화로 나타날 수 있다.

예전 전시회인 서울 아덱스 2017 때와 비교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분위기가 180도 바뀐 점은 안 사장이 수리온 홍보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아덱스는 2년 마다 한 번씩 열리는 국내 최대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인데 사실상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행사라는 평가도 받는다.

서울 아덱스는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함께 주최하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장을 관례적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가 맡기 때문이다. 안 사장 역시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장을 함께 맡고 있다.

서울 아덱스는 1996년 시작된 서울 에어쇼를 모태로 하는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조업체이기도 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처럼 중요한 행사를 2017년에는 그리 좋은 분위기에 맞지 못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7년 하반기 분식회계와 방산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등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과거 의혹을 모두 털어내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낸 상태에서 서울 아덱스2019를 준비했다. 안 사장이 해외 주요 고객들을 만나는 데 거리낄 것이 없는 셈이다.
 
[오늘Who]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자부심으로 수리온 수출 매달려

▲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아덱스2019에 처음 공개한 수리온 수출형 시제기 'KUH-1E'. <비즈니스포스트>


방산사업은 국가 대 국가의 거래로 이뤄지고 규모가 커 수출 성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안 사장이 이번 서울 아덱스2019에서 수리온 수출계약을 당장 성사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

하지만 안 사장이 잠재적 고객에게 수리온을 적극 알려 미래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다리를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 아덱스2019는 큰 의미를 지닌다.

안 사장은 서울 아덱스2019를 앞두고 이미 지난 주말 제주 신라호텔에서 해외 주요 협력업체 대표들과 함께 ‘서플라이어 심포지엄’을 진행하며 수출 경쟁력 강화작업을 시작했다.

안 사장은 심포지엄 환영사에서 “항공기 수출 확대는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협력업체 공동의 목표”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 협력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수리온과 고등훈련기 T50 등 국산 항공기 수출 확대를 위해 주요 장비와 부품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긴밀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리온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자체 개발한 기동헬기로 국내에서 2012년 처음 실전 배치됐다. 이후 육군과 해병대, 경찰, 산림청 등으로 국내 시장을 확대했지만 아직 수출실적은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