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과 인터뷰한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자 기자들 사이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10일 사내게시판 글을 통해 KBS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결정에 반발해 “이젠 짐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며 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성 부장은 김 차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KBS 법조팀을 총괄하고 있다. 
 
KBS, 정경심 자산관리인 인터뷰내용의 검찰 유출 의혹 조사 들어가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8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나와 KBS 법조팀이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과 인터뷰한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튜브 '알릴레오' 캡쳐> 


성 부장은 “(김 차장과 인터뷰할) 당시 조 장관과 정 교수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운용사의 투자처와 투자 내용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계속 주장해 왔는데 인터뷰 취재 과정에서 정 교수가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증언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유출 의혹과 관련해 “자산관리인의 피의사실인 ‘증거인멸’ 혐의를 검찰에 질문한 것이 아니고 자산관리인이 말한 정 교수의 의혹을 검찰에 확인한 것”며 “검찰에는 당시 우리 보도가 별반 새로울 부분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KBS와 검찰의 유착 가능성을 제기한 점을 놓고 성 부장은 “유 이사장은 스스로를 ‘어용 지식인’으로 자처하면서 진영을 위해 싸우며 방송한다”며 “유 이사장에게는 오직 조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KBS 기자협회도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유 이사장의 의혹 제기와 조사위원회 구성 결정에 관련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KBS 기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유 이사장은 8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KBS 법조팀이 김 차장과 인터뷰한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유 이사장이 김 차장과 1시간30분 동안 인터뷰한 내용 가운데 20분 분량의 녹취를 공개했다.

김 차장은 유 이사장과 인터뷰에서 9월10일 KBS의 취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사 메신저 창에 ‘KBS하고 인터뷰했고 조 장관이 김 차장 집까지 쫓아갔다고 하니 털어봐라’는 내용을 봤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유 이사장은 “공영방송이 중요한 검찰 증인을 인터뷰한 뒤 기사를 내보내지 않고 검찰에 내용을 실시간으로 흘리는 일이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KBS는 김 차장과 인터뷰한 내용을 9월11일 바로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일부 혹은 전부 유출한 적도 없다면서 유 이사장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인터뷰 유출 의혹을 거듭 제기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논란이 지속되자 KBS는 9일 밤늦게 외부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 장관과 관련된 취재와 보도 과정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또 ‘조국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꾸려 조사기간에 조 장관 관련 취재와 보도를 맡기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