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컨소시엄에 참여할 파트너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이번 인가전에 발을 들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면서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심사를 통과하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키움증권, 인터넷은행 '혁신성' 약점 보완해줄 파트너 찾기 고전

▲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8일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이틀 남겨둔 지금까지도 키움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회사들이 뚜렷하게 물망에 오르지 않고 있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SC제일은행과 협력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상반기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롯데 계열사 가운데 롯데멤버스는 “현재로서는 진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코리아세븐 역시 상반기 컨소시엄이 한 차례 해체된 이후 별다른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 등 상반기 키움뱅크의 주요 참여자로 꼽혔던 기업들마저 이번 인가전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파생결합증권 사태에 휘말린 상황인 데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에 역량을 쏟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에 큰 관심을 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SK텔레콤과 함께 만들어 둔 핀테크회사 핀크에 7월 말 공동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점도 인터넷전문은행보다는 자체 계열사 에 역량을 쏟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과 관련해)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반기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한 차례 무산된 후로 아직까지 재진출 여부를 놓고 논의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할 회사로 하나금융그룹 대신 신한금융그룹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상반기 비바리퍼블리카와 컨소시엄을 꾸릴 계획을 세우면서 단순한 은행업무를 넘어 ‘생활금융플랫폼’을 꾀했다.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내세웠던 비바리퍼블리카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발을 뺐다.

이를 감안하면 신한금융그룹의 '쏠'이나 '신한페이판' 등과 비교해도 플랫폼 영향력이 크지 않은 키움증권과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만약 키움증권이 파트너회사를 구하기 어렵다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 재도전하더라도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상반기 심사 때 비바리퍼블리카는 자금조달능력, 키움증권은 혁신성이 미흡한 부분으로 꼽힌 만큼 이 부분을 충족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7월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 심사인가 재추진 방안’에서 자본금 조달의 안정성, 대주주 구성, 차별화된 금융기법을 포함한 사업계획 등이 심사기준으로 들었다.

키움증권은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높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금융위원회가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진행한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종합 컨설팅서비스에 최소 세 곳 이상의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일정이 임박하자 키움증권이 컨소시엄을 꾸릴 회사를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게 될 가능성에 대비해 이전에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회사를 위주로 참가 의사를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10월10일부터 10월15일까지 인터넷전문은행에 새로 참여할 기업을 대상으로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예비인가의 심사결과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안에 발표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