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콘텐츠를 통해 얼마나 생동감을 느낄 수 있을까? 멀미가 나거나 머리가 아프지는 않을까?

5G시대를 맞아 가상현실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지만 가상현실 콘텐츠를 경험해봤다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다.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KT가 내놓은 ‘슈퍼VR’을 직접 체험했다. 

◆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선명한 화질

KT가 7월 선보인 ‘슈퍼VR’은 머리에 쓰는 일체형 가상현실 단말기이자 가상현실 콘텐츠 플랫폼이다.
 
[체험기] KT 가상현실 단말기 '슈퍼VR', 4K 화질에 콘텐츠 몰입 '흠뻑'

▲ KT의 슈퍼VR 단말기와 리모콘.


KT의 슈퍼VR의 가장 큰 장점은 화질이다. 슈퍼VR은 3840x2160의 해상도에 4K 화질의 영상을 제공한다. 

360도 3D 여행콘텐츠를 통해 이런 슈퍼VR의 장점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여행 콘텐츠 하나를 골라서 클릭하자 기자는 어느새 베네수엘라의 앙헬폭포 앞에 서있었다.

거대한 물줄기가 눈앞에서 쏟아져 내렸다. 등 뒤에는 울창한 삼림이 펼쳐져 있었고 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은 뭉게구름이 가득했다. 

4K 화질로 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인지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여행을 떠나기 힘들었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몰입감이 높았다. 

공포 콘텐츠에서도 이러한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겁도 없이 선택한 공포 콘텐츠는 비명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360도 영상이라는 특징 때문에 귀신이 고개를 돌려도 따라왔다. 선명한 화질 덕분에 공포감이 배가 됐다. 

슈퍼VR의 콘텐츠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 한 편을 골라 감상했다. 360도 3D 영상이 아닌 2D 영화지만 더 넓은 화면으로 제공된다는 ‘와이드’ 영화를 선택했다. 

2D 영화이기 때문에 컴퓨터나 스마트폰, TV로 감상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가상현실기기 특성 덕분에 훨씬 몰입감이 높았다. 

단말기 무게도 278g으로 가벼워 한 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에도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 영화, 게임, 여행, 아이돌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슈퍼VR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콘텐츠다.
 
[체험기] KT 가상현실 단말기 '슈퍼VR', 4K 화질에 콘텐츠 몰입 '흠뻑'

▲ KT 슈퍼VR 홈페이지의 가상현실 콘텐츠 소개창 갈무리. < KT >


KT는 국내 최초로 구독형 가상현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월 8800원을 내면 1만여 편의 가상현실 특화 영상과 4K 화질의 영상 450여 편, 게임 15종 등을 즐길 수 있다. 

화면이 큰 와이드맥스 영화 200여 편도 제공된다. KT는 매월 신규 영화 5~10편을 추가하고 있다.

성인용 가상현실 영상도 탑재돼있다. 10월6일 기준 슈퍼VR의 인기 콘텐츠 10위 가운데 성인용 영상은 9위를 차지하고 있다.

10월 초를 기준으로 슈퍼VR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모두 26종이다. 스페셜포스와 같은 총 쏘기 게임부터 야구, 볼링, 활쏘기와 같은 스포츠 게임 등으로 구성돼있다. 

주로 게임과 동영상에 치우진 가상현실 콘텐츠를 다양화하려는 KT의 노력도 돋보였다.

KT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육성기업 민트팟과 협력해 선보인 면접훈련 콘텐츠인 ‘면접의 신’은 실제로 면접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면접의 신 콘텐츠는 입시와 취업 2가지로 제공된다. 취업 콘텐츠는 기업과 직군에 따라 문제를 고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체험자의 시선과 목소리 크기를 인식해 점수화해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면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유용한 콘텐츠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KT는 다양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꾸준히 추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T는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네이버의 스타라이브 방송 서비스인 ‘브이라이브(V LIVE)’를 가상현실 콘텐츠로 만들어 슈퍼VR에 추가하기도 했다.

◆ 사용이 편리한 단말기는 장점, 월 구독형 요금제는 부담스럽다는 지적

슈퍼VR 단말기는 중국의 가상현실 단말기 제조사 피코(Pico)의 G2 4K 제품이다.

동공과 동공 사이의 넓이에 따라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주는 기능도 내장돼 있어 안경을 쓴 사람들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따로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고 스마트폰을 단말기 앞에 부착할 필요도 없어 와이파이만 연결하면 편하게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배터리는 3500mAh으로 연속으로 약 3시간가량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용량이 높은 3D 가상현실 영상을 연달아 본 탓인지 연속 재생시간은 이보다 짧았다. 

슈퍼VR 단말기 가격은 45만 원으로 달마다 8800원을 내는 KT 슈퍼VR 월정액 서비스에 가입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

머리에 착용하는 가상현실 단말기 가운데 대표격으로 여겨지는 '오큘러스 퀘스트'가 50만 원 안팎에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기기값 자체는 저렴하다. 하지만 매월 일정 요금을 내야하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KT 관계자는 "기대보다 슈퍼VR이 많이 팔리고 있다"며 "슈퍼VR을 통해 다양한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KT가 앞으로 가상현실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