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접는 스마트폰이 이르면 내년부터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갤럭시폴드의 올해 공급량은 100만 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폴드 호평, 삼성전자 접는 스마트폰 1천만 대 판매 내년 도전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그러나 많지 않은 공급에도 새로운 형태(폼팩터)의 스마트폰을 향한 시장의 반응이 예상을 넘어서면서 내년에는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증권사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접는 스마트폰 판매가 1천만 대를 돌파하는 시점이 2021년이 아닌 2020년이 될 수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일 “2020년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전망치를 기존 900만 대에서 1천만 대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폴드의 반응이 기대를 넘어서자 통신사 등 판매채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2020년 폴더블스마트폰 출시전략을 더욱 공격적으로 가다듬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폴더블 패널 생산량을 월 100만 대 수준으로 늘릴 것으로 추정된다며 폴더블 스마트폰도 연간 1천만 대 출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2020년 갤럭시폴드가 1천만 대 판매되는 것을 가정해 IM부문 영업이익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2020년 아이폰 시리즈에서 동일한 폼팩터가 갤럭시폴드와 경쟁하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KB증권, 현대차증권 등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의 1천만 대 판매시점을 2021년으로 내다 본 것보다 앞서는 전망이다. 

연간 1천만 대의 판매량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르면 2020년부터 폴더블 스마트폰이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으로 자리잡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9월 국내를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미국, 인도 등에 갤럭시폴드를 출시해 조기에 물량이 모두 동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록호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폴드의 수량 자체가 워낙에 적었기 때문에 소위 얼리 어답터향 판매량 호조를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10년 가까이 천편일률적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에게 폴더블은 충분히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갤럭시폴드의 내구성 등이 여전히 아쉽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갤럭시폴드의 후속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점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향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IT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9월27일 삼성전자가 2020년 상반기에 8인치 크기에 S펜을 탑재한 제품과 가로가 아닌 세로로 접히는 6.7인치 크기의 제품 등 2종류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26일 네덜란드 레츠고디지털도 삼성전자의 디자인특허를 공개하며 2020년 세로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갤럭시폴드 후속작의 가격을 놓고도 여러 예상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폴드는 세계 첫 폴더블 스마트폰의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 초고가로 출시됐지만 2020년에는 다른 폴더블 스마트폰들과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9월25일 미국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2020년 갤럭시폴드 후속작의 판매지역을 확대하고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후속작의 메모리용량을 전작의 절반인 256GB로 제한해 낮은 가격을 확보할 것으로 추측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020년 폴더블 스마트폰 1천만 대 판매를 돌파하려면 많은 경쟁자들의 도전을 물리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폴드가 문을 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경쟁자의 시장 진입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월 중으로 화웨이 메이트X 출시가 임박한데다 모토로라도 이르면 올해 안에 폴더블폰 레이저2019를 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지는 않았으나 듀얼스크린을 채택한 폴더블폰 서피스듀오를 공개했다.

여기에 2020년 하반기에는 중국의 오포와 비보 등도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폴더블 폼팩터(Form Factor)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