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문재인 대통령 효과를 등에 업고 기동헬기 ‘수리온’의 동남아시아 수출에 힘을 낸다.

안 사장은 완제기 수주 확대가 절실한 상황인데 15일부터 열리는 국내 최대 항공방산전시회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ADEX) 2019’를 적극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Who] 수리온 탄 문재인,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수출 힘받아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


2일 방산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로서 처음으로 수리온을 타고 1일 국군의 날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 수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리온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수리온을 기반으로 해병대용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을 비롯해 소방헬기, 의료헬기, 산림헬기 등을 만든다.

수리온은 지난해 마린온 추락사고로 안전 관련 이미지가 크게 하락했는데 문 대통령의 탑승으로 안전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안 사장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수리온 수출성과를 내기 위해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완제기 수출 텃밭으로 꼽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동남아시아에 기본훈련기 KT-1, 경공격기 FA-50, 고등훈련기 T-50 등을 수출한 이력이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4월 방위사업청과 수리온 수출에 대비한 안전비행 인증문제를 협의하는 등 수리온 수출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꼽힌다.

필리핀 역시 지난해 마리온 사고로 성사되지 않았지만 수리온 도입을 적극 검토했던 만큼 장기적 고객이 될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신남방정책을 앞세워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지속 추진하는 점도 수리온 수출 성사에 힘을 싣는다.

문 대통령은 8월 임기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라오스를 끝으로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했고 11월에는 부산에서 한국-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연다.

방산업은 국가 대 국가(G2G) 사업으로 불릴 정도로 수출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안 사장은 9월 초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영전한 김조원 전 사장의 뒤를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에 올랐는데 완제기 수주 확대가 제1과제로 꼽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분기 기준 완제기 수주잔고로 7813억 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 8259억 원보다 5%, 2017년 말 9351억 원보다 16% 줄었다. 2015년 말 1조4829억 원과 비교하면 4년 사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안 사장은 최근 20주년 창립기념식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 5년 동안 매출과 수주의 정체로 위기상황에 놓였다”며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수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15일부터 20일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항공 및 방산전시회인 서울ADEX(Aerospace & Defense EXhibition) 2019에서 문 대통령 효과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수리온 탄 문재인,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수출 힘받아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수리온을 타고 대구 공군기지에서 열린 제71회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아직까지 수리온 수출실적이 없다.

수리온 수출 성사를 위해서는 국내 운용실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대형 행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타는 헬기’라는 홍보효과를 얻은 셈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서울ADEX 2019는 34개국 430개 항공 및 방산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해 전 세계 54개국에서 국방장관, 각 군 총장 등 97명의 군 고위관계자가 찾아 실질적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서울ADEX에서 수리온뿐 아니라 T-50 계열 기종 등 한국항공우주산업 완제기의 장점을 적극 알릴 것”이라며 “동남아를 비롯해, 중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 완제기 수출시장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