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지수가 8월 들어 3년6개월 만에 ‘주의단계’에 진입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이 악화하면서 경기주체의 심리가 위축되고 자산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안정지수 8월 들어 '주의단계' 진입, 한계기업도 늘어나

▲ 신용시장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기업신용은 증가세가 확대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지수는 올해 3월 이후 상승하다가 8월 들어 주의단계(8∼22)의 하단을 소폭 웃도는 8.3을 보였다. 

금융안정지수는 한국은행이 전반적 금융안정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만든 지표로 실물 및 금융 관련 20개 지표를 반영해 매달 산출한다. 100에 가까울수록 금융 불안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에 진입한 것은 2016년 2월(11.0) 이후 3년6개월 만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하는 등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이 일부 저하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국내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 외환부문의 지급능력 등을 볼 때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은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신용시장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한 반면 기업신용은 증가세가 확대됐다.

2분기 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은 1556조1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났다. 이는 2004년 3분기(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채증가율이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웃돌았다.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한계기업’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 가운데 3236곳이 한계기업으로 나타나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의 14.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이다. 돈을 벌어 이자도 다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째 계속된 기업을 뜻한다.

금융기관의 한계기업 여신규모는 지난해 말 107조9천억 원으로 1년 동안 7조8천억 원 증가했다.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의 전체 여신에서 한계기업의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3.8%로 0.4%포인트 상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