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지주에서 보유한 금융 계열사의 지분 정리를 앞두고 있다.  

신 회장은 법이 정한 기한에 맞춰 롯데지주의 금산분리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호텔롯데에 롯데캐피탈 지분이 남아있어 향후 호텔롯데의 롯데지주 편입 과정에서 금산분리가 다시 롯데그룹의 문제로 떠오를 수도 있다.
 
신동빈 롯데지주 금융계열사 정리 종착점 보여, 롯데캐피탈은 '애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0월2일 정례회의에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논의한다. 

금융위 정례회의는 금융감독원의 사전심사를 받은 안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를 롯데지주에서 각각 MBK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로 변경하는 방안을 승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지주는 5월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각각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 JKL파트너스에 팔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 변경이 승인되면 신 회장은 롯데지주와 관련된 금산분리 문제를 사실상 완전히 해결하게 된다.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 지분 0.1%를 처리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아있지만 롯데그룹 내부매각 등을 통해 공정거래법상 금융계열사 지분정리 기한인 10월12일 전에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롯데지주는 3일 들고 있던 BNK금융지주 지분 2.76%를 부산롯데호텔에 매각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그동안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롯데지주가 소유한 금융 계열사의 지분 처리에 힘써왔다.  

롯데지주는 10월12일까지 들고 있는 금융 계열사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면 보유지분 가치의 10%에 해당하는 2천억 원가량을 과징금으로 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의 금융 계열사 지분 정리를 가까스로 끝낼 것으로 보이지만 롯데그룹의 금산분리 관련 문제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롯데지주에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문제는 호텔롯데가 롯데캐피탈의 지분 39.37%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를 롯데지주 아래에 두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롯데지주가 23일 롯데캐피탈 지분 25.64%를 일본 롯데홀딩스에 매각한 것을 두고 신 회장이 이런 부분을 계산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로 롯데캐피탈 지분을 넘기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지만 호텔롯데의 롯데지주 편입과정에서 다시 롯데캐피탈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롯데 금융계열사 내부에서는 신 회장이 롯데캐피탈 만큼은 롯데그룹 안에 남겨두고 싶어할 것으로 바라봤다. 

롯데캐피탈은 매년 1천억 원 가까운 순이익을 내고 있어 롯데 금융계열사 가운데서도 알짜회사로 꼽힌다. 

롯데 금융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실적 하향세에 접어든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과 달리 캐시카우로 꼽히는 롯데캐피탈은 끝까지 그룹 안에 남겨두려 할 것"이라며 "신 회장이 노무라증권 출신으로 금융업에 애착이 있다는 점도 롯데캐피탈을 남기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