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부당대출, 조국 가족 사모펀드 논란에 이어 채권 주문 오류까지 악재에 계속 휘말리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의 내부통제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시선이 늘고 있어 대외 신뢰회복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조국 펀드' '유령채권' 악재로 신뢰회복 다급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역량을 놓고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발행어음 부당대출 제재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한국투자증권 직원의 증거인멸 의혹, 이른바 '유령채권'  사고까지 이어지며 잡음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전자증권제도가 시행된 16일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800억 원 규모의 JTBC 회사채 매도주문이 이뤄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직원의 입력 실수로 JTBC의 회사채 총 발행액(510억 원)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매도주문을 낸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매도주문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 다수의 증권사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해 별도로 조사에 나서진 않고 한국투자증권에게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전산시스템의 미비로 ‘금융사고’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만큼 한국투자증권을 향한 신뢰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조국 사모펀드 논란’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지 일주일도 안 돼 금융당국의 눈초리를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전자증권제도 시행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단순히 종이증서를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거래 투명성을 확보해 공정경제의 근간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정책인데 한국투자증권에서 시행 첫 날부터 찬물이 끼얹어지는 사고가 났던 셈이다.  

더욱이 한국투자증권은 조국 법무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해서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직원 김모씨는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증거인멸 시도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오랜 시간 조 후보자 가족의 재산관리를 도운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로 조 장관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벨류업1호’에 투자할 때도 투자자문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모씨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영등포PB센터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조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국민적 관심도 높아 이 논란에 한국투자증권이 계속 거명되는 자체만으로도 정 사장으로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직원 개인의 문제라 회사에서 알지 못한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직원의 실수로만 넘기기에는 사안이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회사는 신용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만큼 내부 통제에 소홀하다는 꼬리표가 붙으면 새로운 사업을 펼치거나 다른 증권사들과 경쟁할 때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대출 제재가 확정되기 전 금융위의 부동산신탁업 인가,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 선정 등에 나설 때마다 발행어음 문제가 계속 약점으로 거론돼 골머리를 앓은 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미흡한 내부통제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은 당분간 '조국 사모펀드 논란'과 '유령채권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며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평판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