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을 중단하는 등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LIG넥스원 등 드론 방어용 무기를 만드는 방위산업체의 수주기회가 넓어질 수도 있다.

16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시설과 유조선 등의 드론 공격을 잇달아 받으며 한국의 드론 방어용 무기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IG넥스원, 중동 긴장에 드론 방어용 무기 수주기회 넓어질 수도

▲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LIG넥스원이 만드는 드론 방어용 무기 ‘천궁’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무기 구매까지 바로 이어질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드론 공격에 따른 피해가 커진 상황에서 국내 드론 방어용 무기의 수주 확대를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드론 방어용 무기는 성능과 경제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LIG넥스원은 유도무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닌 방산업체로 꼽힌다. 특히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은 드론 방어용 무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LIG넥스원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을 수출 전략시장으로 꼽아 방산전시회에 참가하며 기술 역량을 선보이고 드론 방어용 무기를 비롯한 정밀타격 유도무기등 주요 제품에 관한 수주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드론 방어용 무기에 활용되는 정밀타격 기술을 중심으로 현대전의 전장환경에 필요한 우수한 제품 성능 등의 경쟁력을 앞세워 중동 등 주요 목표시장에서 해외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이 드론 방어용 무기를 비롯한 유도무기 수출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신흥국들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선진국 방산업체와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전략시장 거점사무소를 통해 방산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파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년에 무기 수입에 38억1천만 달러 가량을 투입하며 세계에서 무기를 사들이는 데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비 지출액도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장관이기도 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방과학연구소를 찾아 한국의 국방 기술 현황을 둘러보고 돌아갔다. 이 때 천궁을 비롯한 유도무기들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잇따른 드론 공격으로 심심찮게 피해를 보고 있는 데다 이번 공격으로 막대한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드론 방어용 무기의 필요성도 더 높아진 셈이다.

해외언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드론 공격으로 불이 난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의 석유시설 가동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을 향한 드론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전체 산유량의 절반인 하루 평균 약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지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