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이 동박(전지박)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의 동박 및 올레드(OLED)사업이 10월1일 두산솔루스로 분할된다. 두산솔루스는 10월18일 재상장된다.
 
두산, 새로 출범하는 두산솔루스에서 배터리 소재 동박사업 키운다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은 2020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에 동박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데 두산솔루스의 출범으로 동박사업을 본격화한다.

두산은 두산솔루스의 재상장으로 투자자금까지 마련할 수 있어 향후 생산설비 증설에 재투자할 여력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는 2023년까지 연간 5만 톤 규모의 동박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설비투자계획은 배터리 생산업체들의 증설일정에 맞춰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올해 약 2313억 원을 신사업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동박공장 설립에 전체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인 1273억 원을 투자한다.

두산이 그룹 차원에서 동박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에 들어가는 동박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글로벌 동박 수요가 2025년 97만5천 톤까지 연평균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헝가리에 짓는 동박 생산공장이 유럽 시장 공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까운 곳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이 다수 자리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동박은 얇은데다 돌돌 말린 형태로 이동되기에 물류 이동시간이 짧을 수록 품질 경쟁력이 우수하다.  

헝가리에는 SK이노베이션이 7.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있고 추가로 9GWh 규모의 헝가리 2공장도 착공했다.

LG화학은 폴란드에 1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70GWh규모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도 독일에 2025년까지 10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동박은 이동시간이 길면 산화되기 쉽고 재고관리부터 까다로워 현지생산방식이 품질 경쟁력 확보 및 물류관리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두산이 유럽에 동박 생산공장을 짓는 것은 환경규제로 전기차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2020년 이후 이산화탄소(CO2) 규제법안을 적용해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5%, 2030년까지 37.5%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20~2021년에 유럽 자동차산업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130g/km에서 95g/km로 줄이기로 했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럽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오는 2028년까지 총 70종 이상의 순수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 밝혔다. BMW그룹도 2025년까지 모두 25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따라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동박 등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소재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