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지난 5년 동안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했지만 지분 승계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그동안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자산 가치는 높아져 이 부회장의 지분 승계 허들은 더욱 높아졌다.
 
[오늘Who] 삼성 이재용체제 5년, 경영권 승계했지만 지분상속은 난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6일 기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식자산 가치는 14조8724억 원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자산 가치 6조2548억 원에 비해 8조6176억 원 차이가 난다.

2014년 말 차이는 3조7041억 원이었는데 5년 만에 5조 원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2014년 말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자산 가치는 이건희 회장의 70%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4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가치는 절반 가까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주가는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1년 전과 비교해 40%가량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가량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총수로서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승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주식자산 가치의 격차가 벌어지면 지분 승계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건희 회장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넘겨받는다 가정했을 때 이 부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2014년 말 기준 6조 원가량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현재는 8조~9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어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주식가치를 넘어섰다.

이건희 회장이 2014년 건강상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이재용 부회장은 차근차근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아왔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해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형태를 갖추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또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를 넘겨받았고 2016년에는 삼성전자 등기임원에 올랐다. 

여기에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그룹 동일인까지 지정되며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분 승계는 여전히 이 부회장의 과제로 남아있다.

더욱이 이 부회장은 박근혜 게이트로 파기환송심을 받고 있어 지분 승계작업은 좀더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