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얼마나 인정받을까?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방산업종의 주가 상승에 따라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가 상장 때 2조 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이 나온다.
 
상장 임박 한화시스템, 방산업종 기대감에 기업가치 3조 인정받나

▲ 김경한 한화시스템 ICT부문 대표이사(왼쪽)와 장시권 한화시스템 시스템부문 대표이사가 2018년 8월1일 합병 주주총회 뒤 악수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업종은 최근 국방예산 확대, 수출 증대 기대감 등이 더해지며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업공개(IPO)시 공모가는 동종업계 상장기업의 주가 등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산정되는 만큼 방산업종의 최근 좋은 주가흐름은 한화시스템의 공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요 방산업종의 주가 수익비율(PER)을 통해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를 단순 추정해보면 3조 원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주가 수익비율은 주가가 순이익의 몇 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값으로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6일 종가 기준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의 주가수익비율은 각각 71배, 69배, 167배에 이른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주식 수가 1억206만7124주, 2018년 연결기준 순이익이 412억 원으로 1주당 순이익이 404원에 이른다.

여기에 주요 방산업종 가운데 가장 낮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수익비율 69배를 가정하면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는 2조8천억 원에 이른다.

방산업종의 평균 주가 수익비율인 82배를 적용하면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는 3조4천억 원까지 올라간다.

8월 초 만해도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의 주가수익비율은 각각 63배, 50배, 144배에 그쳤다. 최근 40일 동안 각각 12%, 36%, 16% 올랐다.

기업 상장 때 공모가는 동종업종의 주가 흐름뿐 아니라 회사 자체의 재무구조, 안정성, 미래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는 만큼 주가수익비율이 절대적 지표일 수 없다.

하지만 동종업종 주가의 상승 분위기는 공모가 희망밴드 산정 이후 수요예측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화시스템은 현재 상황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화시스템 상장은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에도 큰 의미를 지녀 흥행이 더욱 중요하다.

한화그룹 계열사 에이치솔루션은 현재 한화시스템 지분 14.49%를 보유한 3대주주인데 한화시스템 상장 과정 혹은 상장 이후 지분을 모두 처분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시장은 한화시스템 지분을 처분한 자금이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 상장 때 기업가치가 2조 원에 이른다면 에이치솔루션은 지분 매각으로 2900억 원, 기업가치가 3조 원에 이르다면 43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4.49%의 취득원가를 1163억 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지분 매각으로 3천억 원 넘는 이익을 볼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9월 상장주관사를 선정한 뒤 최근 1년 동안 조직통합(PMI) 등을 진행했고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주식 액면분할, 개인 비행차량(PAV) 진출 등 기업가치 확대를 위해 더욱 속도를 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액면분할은 액면가를 통상적 수준에 맞추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며 “개인 비행차량 진출 역시 미래 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것이지 기업공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장은 한화시스템이 8월 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만큼 이르면 10월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현재 주식수 102억 주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공모가가 3만 원 언저리에서 결정될 때 기업가치가 대략 3조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