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세계 3대 가스박람회 가운데 하나인 가스텍에 직접 참가한다.

조선3사의 대표들은 가스텍에서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및 추진선) 관련 기술을 홍보하며 하반기 LNG선 수주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삼현 이성근 남준우, 미국 가스박람회에 총출동해 조선3사 수주 총력

▲ (왼쪽부터)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15일~17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가스텍에서 조선사들의 수주영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글로벌 주요 선주들의 참석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선주들은 일반적으로 다음해 시장전망을 충분히 검토한 뒤 선박을 발주하기 때문에 1년 가운데 대체로 4분기에 가장 많은 선박이 발주된다.

조선3사는 선박 수주실적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수준이라 가스텍에 참가하는 대표들의 각오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3사는 2019년 들어 8월 말 기준으로 127억 달러치의 선박을 수주했다. 합산 수주목표 320억7천만 달러의 39.6%에 그친다.

가삼현 사장은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들의 수주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수주목표 달성률이 조선3사 가운데 가장 뒤처져 가스텍에서 수주실적을 올리는 것이 절실하다.

한국조선해양은 8월 말 기준으로 2019년 수주목표의 34.6%로 부진하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 자체가 지난해만 못해 수주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목표의 80~90%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삼현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정기선 대표이사가 LNG 해상급유(벙커링)사업을 홍보할 겸 가삼현 사장과 가스텍에 동행한다.

정 대표이사는 현대중공업 선박영업사업대표도 겸하고 있어 가삼현 사장의 수주영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LNG선 수주가 절실하기는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은 8월 말 기준으로 2019년 수주목표의 35.8%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전통적 강자로 지난해 발주된 초대형 원유운반선 48척 가운데 16척을 수주했다.

그러나 올해 8월말까지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발주량이 17척에 불과해 목표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물론 대우조선해양은 이 가운데 7척을 수주해 강자의 위상을 보이고는 있지만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발주량 자체가 줄어든 만큼 이성근 사장은 LNG선 수주로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수주 감소분을 메워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남준우 사장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가스텍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8월 말 기준으로 2019년 수주목표의 53.8%를 달성했다.

게다가 4일 러시아 ‘북극 LNG2 프로젝트(Arctic LNG2 Project)’에 쓰일 쇄빙 LNG운반선의 설계 계약을 확정해 대규모 수주가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선박 건조를 맡은 러시아 국영조선소 즈베즈다조선소의 선박 건조능력이 떨어져 삼성중공업이 상당수의 쇄빙 LNG운반선을 건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선업계는 바라본다.

삼성중공업은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이 진행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의 입찰도 참여하고 있는데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삼성중공업이 11척 가운데 6척을 수주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남준우 사장은 올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지만 흑자전환 기조를 만들기 위해 추가 실적을 쌓기 위해 가스텍에 참가하는 셈이다.

조선3사 대표들은 장기적으로 해양플랜트의 수주 가능성을 내다본 영업도 함께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에서 LNG수요가 늘고 있어 2028년까지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가 8~9척 발주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조 원 규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슈웨3(Shwe3) 프로젝트와 같이 발주처의 프로젝트 진행 의지가 확고한 해양가스전 개발계획은 이미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LNG수요 증가세와 2020년부터 시행되는 환경규제가 겹쳐 LNG선을 향한 선주들의 관심도 뜨겁다”며 “조선3사는 가스텍을 기회로 삼아 하반기 LNG선을 다수 수주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