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김현석, 이재용이 요구한 삼성전자 가전의 ‘근본변화’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과 2019년 8월20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생활가전사업에서 실제 소비자들의 생활방식을 연구한 뒤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생활가전사업에서 경영진의 인식 변화를 주문한 만큼 김 사장은 사업 방향성을 바꿔내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독일에서 6일 개막하는 가전전시회 ‘IFA2019’에 비스포크 냉장고와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무풍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신제품이 주로 전시된다.

IFA는 세계 최대규모 생활가전 전시회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주요 전자업체가 주력상품을 선보이고 미래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행사다.

김현석 사장은 지난해 IFA2018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비자의 실제 생활방식을 연구하고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라이프 스타일 가전’을 통해 시장의 경쟁판도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는 김 사장이 1년동안 삼성전자 가전사업에서 추진해온 변화와 성과를 소개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IFA2019에서 앞세우는 비스포크 냉장고는 소비자가 거주 환경에 따라 크기와 디자인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김 사장의 이런 전략 변화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유럽시장에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이고 출시일정을 정할 계획인데 앞으로 오븐 등 주방가전도 소비자가 직접 외관 소재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선보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IFA2019에서 전시되는 에어드레서와 무선청소기 등 제품도 유럽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소비자 수요와 구매의사를 확인한 뒤 출시가 결정됐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개발과 사업전략에 소비자 요구가 갈수록 분명하게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단순한 시장조사 차원을 넘어 실제 소비자 요구를 파악하고 가전제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난해 전담 연구소 ‘라이프스타일랩’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유럽에 출시를 앞둔 비스포크 냉장고와 에어드레서 등 새 가전은 김 사장의 이런 전략이 곧바로 소비자 호응으로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IFA를 기점으로 유럽 등 세계시장에 다양한 소비자 생활방식을 고려한 가전제품 출시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생활가전사업 전략에 소비자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공산이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찾아 김 사장을 포함한 생활가전사업부 경영진에 소비자 생활의 변화를 제품에 적극 반영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성 전환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기술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생활방식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전통 가전제품과 관련한 생각의 한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에 근본적 수준의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와 대형 디스플레이 등 특정 사업을 점찍어 직접적으로 경영진에 사업방향을 제시하고 쇄신을 주문하고 있다.
 
[오늘Who] 김현석, 이재용이 요구한 삼성전자 가전의 ‘근본변화’ 속도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도 이 부회장의 ‘특별 관리대상’으로 떠오른 만큼 소비자 중심 전략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김 사장의 노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한동안 가전사업에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 적용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통해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를 추진했다.

2020년까지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제품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김 사장체제에서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새로운 기술의 적용보다 이런 기술 활용을 통해 사용자의 실제 생활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연구하는 쪽으로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다. 

김 사장은 IFA2018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기술이 소비자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첨단기술 개발과 소비자의 생활방식을 해석하는 일에 모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