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외부업체에 중저가 스마트폰 위탁개발과 생산을 맡기는 ODM(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 적용을 확대해 스마트폰사업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삼성전자가 생존을 위해 본격적으로 ODM 생산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며 “위탁생산 비중이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위탁생산 확대해 수익성 개선 추진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


ODM은 삼성전자 등 전자업체가 제조사에 스마트폰 개발과 생산을 모두 맡긴 뒤 브랜드 제공과 품질 검증만 담당하는 생산방식이다.

애플이 아이폰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외부업체에 위탁생산만 맡기는 OEM방식과 차이가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그동안 스마트폰 대부분을 직접 개발해 생산했지만 갈수록 시장에서 하드웨어 차별화가 어려워지자 ODM 생산방식 도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ODM 비중은 2018년 3%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갤럭시A 시리즈 일부와 갤럭시M 스마트폰 대부분에 적용하며 ODM방식을 비중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쟁이 치열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직접 모든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낮아 수익성 악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이미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OEM과 ODM방식으로 생산된 스마트폰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고 2023년에는 생산비중이 7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300달러 미만 가격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올해 전체 출하량에서 75%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과 비교해 10%포인트 늘어나는 수치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은 늘고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는 상황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수익성에 갈수록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적정 비중의 스마트폰을 ODM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은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지키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대부분 다른 제조사에 위탁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개발과 생산에 더 집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이를 통해 스마트폰사업 인력과 생산시설을 대폭 구조조정하고 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추진할 공산이 크다.

김 연구원은 “ODM 생산방식의 원가 절감효과와 개발기간 단축은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 긍정적”이라며 “다른 사업에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등 긍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ODM방식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스마트폰에서 품질 문제가 불거진다면 삼성전자 브랜드가치에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일반적 ODM보다 품질 검증단계를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ODM방식이라 해서 반드시 품질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