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눈에 차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 찾아 나서나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예상보다 싱겁게 끝나면서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이뤄진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에 애경그룹, 사모펀드(PEF) KCGI,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시장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채권단으로서는 눈에 차지 않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그동안 ‘강남 아파트’와 아시아나항공을 비교하며 흥행에 자신감을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 회장의 기대치에는 더욱 더 미치지 못하는 인수후보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인수후보의 면면을 봤을 때 사실상 유찰과 마찬가지라는 회의적 목소리까지 나온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상반되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31%를 얼마에 사들일지와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얼마나 참여할지를 둘 다 적어내야 하는 만큼 복잡한 계산이 불가피하다. 

인수후보들이 각각 구주 가격과 신주 가격으로 얼마를 써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금호산업은 인수후보가 써낸 구주 가격이 눈에 차면 신주 가격과 무관하게 이대로 매각을 끝까지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유찰되면 매각 주도권이 아예 채권단 쪽으로 넘어가는 만큼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뜩이나 경영부실에 책임이 있는 대주주에 구주 가격을 높게 쳐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매각 주도권까지 넘기면 구주 가격이 크게 낮아질 수도 있다.

반면 이동걸 회장은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유찰되고 재매각에 나서면 채권단이 더 적극적으로 인수후보를 찾아나설 수 있게 되고 구주 가격과 신주 가격을 조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매각 과정이 길어지는 데 따른 부담을 안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매각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자금력과 경영능력을 두루 갖춘 대기업이 입찰에 참가할지도 미지수다.

한화그룹과 SK그룹, GS그룹이 이번에 모두 인수를 검토하고서도 막판에 이를 철회한 데서 볼 수 있듯 현재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국내 항공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워낙 녹록치 않다.

그러나 이번에 매각을 밀여붙여 자칫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되는 신주 가격이 낮아지거나 경영능력이 부족한 곳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낙점되면 원래 주인보다 더 좋은 주인을 찾아주려는 매각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다른 인수후보를 살펴보면 사실상 유찰이 결정돼도 이상하지 않다”며 “이대로 매각을 추진해 계획대로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할지, 새 주인을 다시 찾을지 금호산업과 채권단의 셈법이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