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의 현장설명회에 깜짝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이 컨소시엄 대결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사업성을 적극 검토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주택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남3구역 수주전에 SK건설 '깜짝등판', 플랜트 부진에 재개발 눈 돌려

▲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


3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3월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부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대내외적으로 참여의사를 보이면서 4파전 양상을 띄어왔다. 

SK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던 3월 말 이후 뚜렷한 움직임이 없었던 만큼 2일 현장설명회에 등장해 수주전 참여의사를 드러낸 것은 예상 밖 행보로 평가된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하려면 현장설명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데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은 보증금으로 현금 25억 원을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거액의 보증금 납부를 위해 내부 결재 등 별도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SK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의 사업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K건설은 국내 대형 종합건설사 가운데 주택사업 비중이 높지 않은 대표적 건설사로 꼽힌다. SK건설의 2019년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에서 건축·주택부문 비중은 26% 수준이다.  

현대건설 등 경쟁사 4곳의 주택사업 비중이 상반기 기준 적게는 47%에서 많게는 62%까지인 것과 대비된다. 
 
SK건설의 주택사업 경쟁력도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SK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SK뷰’는 2018년 부동산114의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순위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SK건설은 2018년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는데 나머지 10대 건설사는 모두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기관을 바꿔 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도시정비시장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재개발에서도 SK건설은 2천년 대 들어 2002년 역삼 개나리SK뷰와 2014년 대치국제아파트 재건축사업을 2건 수주한 것이 전부였다.   

주력인 플랜트 매출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해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SK건설의 플랜트사업 매출은 2015년 별도기준 5조9100억 원에서 2016년 4조7200억 원, 2017년 3조6900억 원, 2018년 3조6천억 원까지 떨어졌다. 

플랜트사업과 관계가 깊은 해외 신규수주는 2016년 급감했다가 2017~2018년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좋았던 2013~2015년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아직 부족하다.

SK건설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게 된다면 주택사업 강화에 힘을 받을 수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에 지하6층∼지상22층, 197개 동, 5816세대 규모의 아파트단지를 만드는 사업으로 책정된 공사비만 1조8880억 원에 이른다. 

규모, 입지, 향후 다른 사업과 연계성 등 여러 측면에서 상징성이 높아 건설업계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이 컨소시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SK건설 수주전 참여에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 보증금 현금납부를 조건으로 건다는 것은 참여할 마음이 없으면 오지 말라는 얘기”라며 “SK건설도 서울 주택시장에서 나름 입지를 다진 건설사로서 향후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입찰 참가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현재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입찰제안서 마감일은 10월18일이다. 11월28일 합동설명회를 거쳐 12월15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