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청와대 출신 채희봉 맡고 가스공사와 정부 수소경제 긴밀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7월23일 대구 동구 가스공사 본사에서 열린 ‘2019 KOGAS혁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취임 후 가스공사와 정부의 일체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스공사는 요금 관련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했고 신용등급도 정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S&P는 8월말 가스공사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높였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부여받았다.

가스공사 신용등급 상향은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S&P가 가스공사 자체신용도는 BBB를 유지했으면서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올렸다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가스공사 신용등급 AA는 국가신용등급과 같다.

S&P는 “가스공사가 정부 천연가스 및 수소경제 관련 에너지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공적 지위가 강화되고 있다”며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정부가 특별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다”고 판단했다.

7월 취임한 채희봉 사장은 천연가스 역할 확대와 수소경제 선제적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가스공사 신용등급 상향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외화채권 발행 등 투자금을 조달하기 수월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가스공사는 채 사장의 취임에 발맞춰 2년 만에 5억 달려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에 나섰는데 공모액의 5.6배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가스공사는 자금을 수소 인프라 구축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채 사장은 산업부 관료 출신으로 이번 정부에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냈다. 이 때문에 취임 전부터 ‘낙하산’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가스공사 사장 공모가 한 차례 무산된 끝에 채 사장이 선임된 터라 내정설 등 색안경을 끼고 채 사장을 바라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가스공사와 정부는 수소경제와 관련해 호흡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수립했고 가스공사도 4월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다. 

9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사장에 채 사장이 취임하면서 가스공사의 수소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채 사장은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시절 정부의 수소경제 등 에너지정책 수립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 사장에 올라 이를 직접 구현하게 된 만큼 정부 정책과 가스공사 사업방향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밖에 없다. S&P가 가스공사의 공적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본 이유도 여기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채 사장은 이외에도 상생협력위원회를 출범하고 상생협력 거래모델을 도입하는 등 정부의 공정경제정책에도 발을 맞춰나가고 있다.

정부도 채 사장과 가스공사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채 사장 취임 전 가스 도매공급비용 정산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아 정책 불확실성이 컸는데 채 사장 취임과 함께 공급비 정산이 이뤄졌다. 

덕분에 가스공사는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0% 많은 영업이익 2047억 원을 냈다. 정산을 제 때 실시한 데 불과해 연간실적으로 보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으나 채 사장은 취임 후 첫 실적을 기분 좋게 받아들 수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