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일본 대체 노선으로 ‘동남아시아’ 대신 ‘국내선’를 선택했다.

29일 진에어에 따르면 일본여행 수요 감소의 대응책으로 국내선을 강화하고 있다. 
  
진에어가 'NO재팬' 돌파구로 동남아 대신 제주노선을 선택한 까닭

▲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진에어 관계자는 “최근 국내선 노선에 대형 항공기 B777을 투입하고 있다”며 “항공편 수 자체를 늘리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중소형기로 운항하던 국내선 노선을 대형기로 교체했기 때문에 항공편을 증편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남은 하계 운항기간에 김포, 청주~제주 노선의 운항 항공기를 중소형기인 B737-800에서 대형기인 B777로 변경해 운항한다.

진에어는 현재 4개의 국내선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개 노선의 항공기를 대형기로 변경한 것이다.

B737-800의 좌석은 189석, B777의 좌석은 389석이다. 항공기를 B737-800에서 B777로 변경하는 것이 B737-800 항공기 한 대를 추가 투입하는 것보다 공급석 확대 규모가 더 크다. 

진에어는 국내선 항공기 교체와 함께 국내선 전용 항공권 특가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진에어는 22일부터 9월30일까지 '제주 늦캉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진에어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국내선이 모두 제주 노선이라는 것을 살피면 사실상 국내선 특가 이벤트인 셈이다.

진에어의 이런 행보는 최근 ‘NO재팬’ 확산에 따른 일본 여객수요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기수를 동남아시아로 돌리고 있는 다른 항공사들과 차별화되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노선 수요 감소를 감안해 일본 노선 공급을 줄이고 동남아시아 노선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 역시 동남아시아 노선 증편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진에어가 다른 항공사들과 달리 동남아시아 노선 증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국토교통부의 제재 때문에 공급이 몰리고 있는 동남아시아 노선에서 제대로 된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노선을 늘리고 있는 다른 항공사들은 대부분 기존 노선 증편 뿐 아니라 신규 취항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필리핀 클락 노선을, 제주항공은 대구~필리핀 세부 노선을, 티웨이항공은 부산~대만 타이중 노선을 신규취항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역시 동남아시아 노선 신규 취항을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노선 공급은 항공사들이 일제히 동남아시아로 기수를 돌리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취항이 불가능한 진에어가 기존 노선 증편만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진에어의 주력 수익노선 가운데 하나인 베트남 다낭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 취항지들은 항공사들의 경쟁적 증편에 따른 ‘공급과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다낭 노선 증편 계획을 밝힌 항공사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등 3곳이다.

국내선 강화 전략이 일본 수요 감소의 효과적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남아시아 노선의 수익성이 일본 노선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높지 못할 뿐 아니라 추석연휴가 있는 9월에 국내여행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의 공급을 줄이고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 대체 여행지 발굴에 나서고 있지만 이익 기여도가 높은 일본의 빈 자리를 메꾸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익률과 계절성을 감안하면 국내선 수요의 호조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사람인과 여기어때가 12일부터 21일까지 직장인 2570명을 대상으로 추석연휴 여행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행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84.1%가 ‘이번 추석연휴에 국내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추석연휴는 4일로 지금까지 다른 명절 연휴들보다 짧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진에어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노선 증편은 현재 검토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항공 수요와 항공 공급을 전체적으로 살피며 노선 전략을 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