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가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를 첫 상품으로 내놓은 뒤 범농협 차원의 든든한 지원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 가입에 따른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만 출시 초기부터 빠르게 운용규모를 늘리고 있는 만큼 적절한 수익률을 보이지 못하면 애국심에 기대 투자금을 모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배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 있다. 
 
문재인도 가입한 NH아문디 필승코리아펀드, 배영훈 수익부담 100배

▲ 배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이사.


28일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의 든든한 지원과 유명 인사들의 가입에 따른 홍보효과에 힘입어 NH아문드 필승코리아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314억 원 넘었다. 

출시 2주일 만에 국내 주식형펀드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필승코리아 펀드에 초기 자금 3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펀드 성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펀드 출시일인 14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호 가입을 했으며 이대훈 NH농협은행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직접 가입하며 필승코리아 펀드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뿐 아니라 지역농협에서도 임직원들 대상으로 가입행사를 여는 등 범농협 차원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정치인들도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에 잇달아 가입하며 홍보효과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생애 첫 펀드로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해 5천만 원을 투자했다.

문 대통령은 “운용보수의 절반은 연구기관 등에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주 착한 펀드”라며 “반드시 성공시켜 많은 분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영록 전남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구본영 천안시장, 오세현 아산시장,  윤화섭 안산시장, 허성무 창원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가입도 이어지고 있다.

범농협 차원의 든든한 지원과 문 대통령 가입효과에 힘입어 ‘애국펀드’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애국마케팅’에만 기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은 배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국내 소재·부품·장비에 투자한다는 취지 때문에 투자상품이 지닌 ‘손실 가능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소비재산업에서 진행되는 애국마케팅은 일본제품을 한국제품으로 대체해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풍 가능성이 작다.

하지만 펀드는 투자상품인 만큼 손실을 낼 수 있다. 투자위험 등급도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인 2등급(높은 위험)으로 분류됐다.

투자자들이 펀드 취지에 공감해 자발적으로 가입하고 있지만 ‘투자’이기 때문에 수익률도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명분도 좋지만 실리를 따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자칫 펀드운용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다면 애국심을 이용해 투자금을 모으는 데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배 대표가 12일 “애국심에만 호소해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가 투자할 것으로 언급된 솔브레인, 동진쎄미켐, 후성 등은 이미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이후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펀드 운용전략을 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 심사국)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7월1일부터 펀드 출시 직전일인 8월13일까지 솔브레인 주가는 40%, 후성 주가는 36%, 동진쎄미켐 주가는 32%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