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임기 중반을 맞아 종합검사를 통한 소비자보호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다.

27일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28일부터 삼성생명을 대상으로 사전 종합검사를 시작한다.
 
윤석헌, 금감원의 삼성생명 종합검사로 '소비자보호 소신' 시험대 올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번 종합검사는 윤 원장에게나 금감원에게나 의미가 남다르다.

윤 원장은 금감원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즉시연금 문제로 삼성생명과 갈등을 빚어왔다. 삼성생명은 2016년에 자살보험금 문제로 금감원과 갈등했던 적도 있다.

삼성생명은 윤 원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8년 2월에 즉시연금과 관련해 약관상 줘야 하지만 지급되지 않은 보험금과 이자 등을 지급하라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받았다.

윤 원장은 2018년 5월 취임한 뒤 같은 해 7월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관련 민원 개별사안 뿐 아니라 삼성생명을 포한한 모든 보험사의 만기·상속형 즉시연금 가입자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일괄지급’을 요구했다.

삼성생명은 윤 원장의 일괄지급 요구를 거부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윤 원장의 요구를 거부하자 한화생명 등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즉시연금의 일괄지급을 거부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윤 원장의 임기 내 진행될 종합검사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수검회사는 삼성생명이라고 바라본다. 다만 금감원과 삼성생명이 직접 대립한 즉시연금 문제는 소송으로 넘어가면서 국회에서까지 논란이 된 끝에 종합검사의 대상으로 삼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윤 원장은 취임 1년이 지나 임기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구체적 성과를 내 놓아야 할 시기라는 말도 나오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임기 기간이 소비자보호라는 소신을 내세우며 종합검사 부활, 금감원 특별사법경찰 출범 등 활동 토대를 만드는데 주력했던 시기라면 이제는 실질적 성과를 보여 줘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대상 사전 종합검사는 10영업일 동안 진행되며 금감원 인력 10여 명이 투입된다.

금감원은 사전 종합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검사의 방향과 주요 검사항목 등 구체적 종합검사 계획을 세운다.

종합검사 본검사 9월25일부터 10월25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된다.

윤 원장은 삼성생명 종합검사를 통해 소비자보호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은 다른 생명보험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소비자보호 지표에서 부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삼성생명과 관련된 민원 건수는 3746건으로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다. 민원 건수 2, 3위인 한화생명 1979건, 교보생명 1828건을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도 21.6건으로 일부 중소형 보험사들 보다는 낮았지만 한화생명 16.7건, 교보생명 20.4건보다 다소 높았다.

삼성생명의 보험금 부지급률도 지난해 하반기 기준 1.16%로 업계평균 0.83%를 웃돈다. 같은 기준으로 지연 지급률 역시 8.85%로 업계평균 4.88%보다 높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을 놓고 제3의료자문 제도, 손해사정 자회사 등을 통한 보험료 삭감 논란도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보복검사 논란을 피해 삼성생명의 종합검사를 하반기로 미룬 만큼 상반기 검사는 연습이고 이번 종합검사가 진짜 종합검사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다수”라며 “삼성생명 역시 시간을 벌어 종합검사 대비를 했을 것이 분명한 만큼 하반기 종합검사의 강도는 상반기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