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베트남 특화 증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우고 베트남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증권은 박정림 사장 아래 WM(자산관리)부문과 김성현 사장 아래 리서치센터에 더해 베트남 현지법인 KBSV까지 베트남시장 공략을 위한 삼각편대를 두루 갖추고 있다.
 
'베트남 진출 후발주자' KB증권, 현지법인과 협업으로 성공적 진입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김성현 KB증권 사장.


26일 KB증권에 따르면 KBSV는 상반기에 순이익 21억8600만 원을 냈다.

절대적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지난해 전체 순이익이 19억5500만 원이었다는 점을 보면 순이익 증가세가 가파르다.

KB증권은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증권사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하면 가장 뒤늦게 진출했지만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이다.

KBSV의 외형도 눈에 띄게 확장 중이다.

KBSV는 2018년 1월 출범했다. 그 뒤 증자를 통해 자본금이 300억 원에서 1천억 원으로 커졌고 현재 자기자본 기준 베트남 증권사 10위 안에 진입했다. 올해는 추가 증자 혹은 다른 증권사를 인수해 합병하는 방안 등을 통해 5위권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KB증권은 KBSV를 단순히 해외법인으로 두지 않고 KB증권이 국내에서 베트남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주식 투자 바람이 불면서 베트남도 유망 투자국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의 베트남 주식을 향한 관심은 앞으로도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은 현재 외국인이 국영기업 주식을 소유할 수 있는 한도를 최대 49%까지 제한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베트남 재무부가 외국인 지분법 제한 규정을 사실상 폐지하는 증권법 개정 초안을 발의했다.

KB증권은 이런 흐름에 발맞춰 KBSV와 협업을 통해 베트남과 관련한 상품을 늘리고 리서치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6월 KBSV를 통해 발굴한 베트남 CD(양도성예금증서)를 업계 최초로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베트남이 포함된 ‘KoVIC’(한국·베트남·인도·중국 등의 ETF에 분산투자하는 상품) 펀드를 포함해 베트남과 관련한 유망 펀드도 추천 및 판매하고 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KBSV와 함께 베트남 유망 주식을 선정하고 베트남시장을 분석한 자체 보고서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베트남의 시황을 하루하루 전달하는 ‘데일리시황’을 내놓고 베트남의 유망 채권을 발굴해 상품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이 밖에 베트남 적립식 랩, 베트남 고배당 랩 등의 상품도 출시하기로 했다.

KB증권은 최근에는 원화로 베트남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글로벌 원마켓’서비스 가능 국가에 베트남을 추가해 이중환전 없이 베트남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KB증권이 베트남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베트남이 풍부한 경제활동 인구와 자원을 기반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체 인구 1억 명의 1% 수준인 100만 명 정도만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