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예비입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항공업황의 악화로 마땅한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9월3일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시작한다.
 
항공업황 악화로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 가능성 다시 고개 들어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


하지만 애경그룹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를 제외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애경그룹과 KCGI의 자금력과 관련한 물음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산업은행등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목표로 하고 있는 ‘연내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 군사정보 보호협정(지소미아)이 종료되면서 항공업계를 강타한 ‘NO재팬’ 바람이 더욱 거세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업황, 매각 구조 등에 따라 지연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항공업황의 회복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분리매각’ 가능성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적자 1241억 원을 냈다. 일본여행 기피심리가 지속된다면 성수기인 3분기 실적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1천 %에 가까운 부채비율을 아킬레스건으로 안고 있는데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하락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분리매각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매물로서 매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분리매각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을 매각하게 된다면 매각대금이 아시아나항공으로 흘러들어와 아시아나항공의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자 쪽에서 보더라도 분리매각은 매력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재계에서는 국적 대형항공사라는 아시아나항공의 매력도와 비교해 매각과 관련된 열기가 그리 뜨겁지 않은 원인으로 2조 원에 이르는 인수금액을 꼽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분리매각 된다면 인수후보의 자금부담이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자금력 논란을 겪고 있는 애경그룹과 KCGI 역시 좀 더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항공업황이 좋지 못할수록 오히려 ‘일괄매각’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를 동시에 운용할 때 시너지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현재 서로의 노선을 고려해 운항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효과가 더욱 크다. 

에어서울은 설립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노선 일부를 떼어내 만들어진 회사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이 높지 않은 김해국제공항에서 점유율 1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저비용항공사는 노선의 탄력적 운용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에서, 대형항공사는 최근 한일관계 악화와 같은 이슈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는 점에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지상조업 서비스, 항공기 정비 서비스 등의 효율성 제고, 공동 운항 등을 통한 노선효율화 역시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를 함께 운용할 때 얻는 이점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괄매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효과가 크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쪽에서는 일괄매각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원매자가 끝까지 나타나지 않는다면 분리매각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