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상반기에 순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KB국민카드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하반기 '코스트코 확보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리게 되면 순이익 기준으로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업계 3위에 오를 가능성도 떠오른다
 
현대카드, '코스트코 효과'로 KB국민카드 제치고 3위로 도약하나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15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121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7.4%나 증가했다.

인력을 감축하고 마케팅비용 등을 절감한 결과다.

현대카드의 임직원 수는 6월 말 기준 199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2428명보다 473명이나 줄었다.

급여와 퇴직급여, 복리후생비를 비롯해 인건비가 크게 줄었고 광고선전비 역시 지난해 상반기 188억 원에서 올해 110억 원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KB국민카드와 순이익 격차도 큰 폭으로 좁혔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이 1461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3% 줄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순이익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91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43억 원으로 좁혀졌다.

그동안 두 회사의 연간 순이익 격차는 1천억 원 안팎을 오갔다. 2013년에는 격차가 무려 2212억 원이었고 지난해 역시 1368억 원의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현대카드가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신한카드, 삼성카드에 이어 순이익 3위에 오르게 될 수도 있다. 

현대카드는 특히 하반기부터 코스트코와 제휴를 맺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와 코스트코의 제휴가  5월24일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보면 상반기 실적에는 코스트코 확보효과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코스트코가 지난해(2017년 9월1일~2018년 8월31일) 한국에서 거둔 매출은 3조9226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70~80%가량이 카드로 결제됐다는 점을 볼 때 현대카드 결제금액은 단순 계산만으로 2조7천억~3조2천억 원가량 늘어난다.

코스트코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0.7%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카드는 1년에 200억 원 안팎의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상반기 KB국민카드와 순이익 격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코스트코 하남점도 4월 문을 열었고 코스트코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까지 더하면 코스트코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은 앞으로도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트코 매출은 코스트코코리아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부터 단 한 번도 증가세가 꺾인 적이 없다.

코스트코 덕분에 현대카드에 새로 가입한 회원들이 다른 곳에서 쓰는 결제금액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코스트코 회원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도 현대카드로선 큰 호재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계약을 계기로 업계 3위, 내심 2위권까지 치고 올라간다는 목표를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관련한 할인혜택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7월 10% 청구할인에 이어 8월에는 코스트코에서 10만 원 이상 처음으로 결제하는 고객에게 3만원 한도 안에서 20% 청구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업계 3위를 지키려는 KB국민카드의 수성 전략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올해 들어 카드 수를 대폭 줄였다. 카드 하나가 사라지면 그만큼 마케팅비용을 비롯한 비용부담이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인하 이유로 과도한 마케팅비를 꼽고 있는 만큼 혜택이 많은 카드를 유지하면 카드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중금리대출과 리스금융 등 새 먹거리에는 공을 들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업계는 신한카드가 멀찌감치 앞장서고 그 뒤를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가 나란히 잇고 있다”며 “현대카드가 최근 몇 년 동안 부진하면서 KB국민카드와 순이익 격차가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으로 크게 벌어졌는데 올해 코스트코를 등에 업으면서 3위권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