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인터넷TV(IPTV) 가입자 유치에서 다시 한 번 ‘넷플릭스 효과’를 확인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IPTV 콘텐츠 전략을 구상할 때 위험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쟁력 있는 다른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LG유플러스, '넷플릭스 효과' 너무 커도 IPTV 경쟁력 불안하다

▲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12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U+ 아이들나라'와 '브라보라이프' 등 세대별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8월 초에 U+아이들나라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해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했다. 아이들의 적성과 성격을 검사하면 탑재된 인공지능을 통해 아이의 성향에 맞는 도서를 추천받을 수 있다.

또 부모의 성향을 진단하고 부모와 아이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EBS 육아 콘텐츠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에 50~60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브라보라이프'도 새롭게 업그레이드한다.

LG유플러스는 중장년층 맞춤형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선보이고 LG유플러스의 IPTV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확대한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상반기에 매출 4994억 원을 냈는데 올해 IPTV 매출목표 1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에 더 힘을 쏟는다는 계획을 내놨다.

가입자 확보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만큼 넷플릭스도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LG유플러스는 이미 몇 차례 넷플릭스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현 LG유플러스 스마트홈 기획담당은 10일 열린 LG유플러스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는 2018년 11월 IPTV 플랫폼에 탑재된 뒤 가입자 확보와 해지 방어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넷플릭스와 협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넷플릭스 요금제 가입자의 해지율이 일반 요금제 가입자의  절반 수준이며 신규 가입자들이 LG유플러스의 IPTV를 선택한 이유 가운데 1위가 넷플릭스였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IPTV 가입에 가장 영향을 준 서비스는 넷플릭스"라며 IPTV 가입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맺은 넷플릭스 독점계약은 올해 10월 종료된다.

LG유플러스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공식적으로 넷플릭스와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재계약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IPTV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지면 발목을 붙잡힐 수 있어 경쟁력 있는 다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쟁사들도 LG유플러스가 힘을 쏟고 있는 유아동 전용 콘텐츠와 중장년층 대상의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어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KT는 IPTV에 유아동 전용 콘텐츠 ‘올레tv 키즈랜드’와 50~60대 중장년층을 위한 ‘룰루낭만’이라는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B tv 키즈’와 중장년층 전용관인 '비바(VIVA) 시니어'를 개설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추가적으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앞으로 협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넷플릭스와 관련한 계약사항은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