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군사정보 포괄보호협정(GSOMIA)의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노 실장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이 경제보복을 강화하는 상황에서도 한일 군사정보 포괄보호협정을 유지할 수 있는지 질문받자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고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대답했다. 
 
노영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 여부 24일까지 신중 검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일본을 대상으로 민감한 군사정보를 계속 교류하는 것이 맞는지에 관련된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포괄 보호협정은 2016년 11월 체결됐는데 한국과 일본이 2급 이하의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효력 기간은 1년으로 8월24일까지 두 나라가 연장 거부 의사를 모두 전하지 않는다면 다음 1년 동안 자동으로 연장된다. 

노 실장은 24일까지 한일 군사정보 포괄보호협정의 연장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협정 연장을 요구하는지 질문받자 노 실장은 “미국은 한국-미국-일본이 군사와 안보 협력체제를 지속하길 강하게 바란다”면서도 “(요구가) 공식적으로 전달되진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무역분쟁에 관련해 한국 정부가 미국에 중재를 요청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재보다는 미국의 관심이나 관여라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 실장은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기술 패권에 다시는 휘둘리지 않도록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기회로 만들겠다”며 “막다른 길을 선택한 일본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문제 해법으로 한국 정부가 제시했던 한국-일본 기업의 공동기금 조성안을 마련할 때 피해자들과 사전에 협의했다고 알렸다. 

그는 공동기금 조성안에 관련된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했는지 질문받자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보듯 피해자가 먼저 받아들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2018년에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내린 뒤 피해자 설득에 심혈을 가장 기울였다”고 대답했다. 

한국 정부가 한국-일본 기업의 공동기금 조성안을 시행하기 위해 일본을 상대로 전방위적 외교를 펼쳤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이 제시한 방안도 함께 논의하자는 의견도 계속 전했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로명 전 외교부 장관 등의 의견을 받아 한국-일본 기업과 한국 정부의 공동배상안을 청와대에 건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노 실장은 “공식 건의를 받진 않았다”며 “이 총리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제안을 많이 냈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