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새 사장은 또 다시 외부에서 나올까 아니면 내부에서 발탁될까?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새 사장 선임에 속도를 낸다.
 
김조원 이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외부 출신일까 내부 발탁될까

▲ 최종호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직무대형 겸 개발본부장.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김조원 전 사장의 청와대 민정수석 인사 발표가 난 26일 공시를 통해 새 대표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9월5일 연다고 밝혔다.

김 수석의 선임인 하성용 전 사장이 2017년 7월 물러났을 때 새 대표 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과 사뭇 다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당시에도 새 대표 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을 연다는 ‘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를 냈지만 개최시기를 알리는 ‘일시’ 칸을 공란으로 비워뒀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후보를 고르고 주주총회에서 결의를 받아 사장을 결정한다. 공모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돼 마땅한 인물만 있다면 한 달이면 충분히 선임 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역대 사장의 출신만 놓고 본다면 행정고시 출신의 외부인사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새 대표에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역대 사장 6명 가운데 5명이 외부 출신으로 그 가운데 4명이 행정고시를 치른 관료 출신, 1명이 육군참모총장 출신이다.

관료 출신도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던 김조원 수석을 빼면 나머지 3명은 모두 산업통상자원부(전 상공부, 통상산업부) 출신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민간기업이지만 공공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만큼 사장 인선에 정부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해왔다. 

그동안 관례를 따른다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료 출신 인사가 또 다시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이끌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부인사 발탁 가능성에도 만만치 않은 무게가 실린다. 

김조원 수석은 임기의 절반 가까이를 남겨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떠나게 됐다.

김 수석은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시절 군수에서 민수로 체질 전환, 특정 권력에 얽매이지 않기 위한 시스템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했는데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유리할 수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공직사회 전체의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자리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민간기업이긴 하지만 김 수석이 대표인사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김조원 이을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외부 출신일까 내부 발탁될까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26일 서울 청와대 춘추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수석은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취임 때부터 항공산업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항공우주분야 전문성을 지닌 동시에 그가 추진했던 과제들에 계속 힘을 싣기 위해 현재 상황에 이해도 높은 내부인사를 선호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추진하는 사업들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영역에서 점점 확장하고 있는 점도 내부인사 가능성을 높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래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항공정비(MRO)는 국토교통부, 우주산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무부처로 담당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관료가 마지막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에 선임된 것이 2008년이다. 그때와 상황이 많이 변한 만큼 관례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관료가 대표를 맡는 일은 부담일 수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사장 선임과 관련해 아직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새 대표가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새 대표가 선임될 때까지 최종호 개발본부장 전무가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이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