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40인치대 올레드(OLED)패널 출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 공장에 디스플레이 원판을 여러 크기로 자르는 양산기술(MMG)이 적용되는 만큼 이를 활용해 수요가 가장 큰 중형 TV시장으로 올레드 패널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오늘Who] 한상범, LG디스플레이 40인치 올레드로 '대세화' 가동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다만 중형패널은 상대적으로 LCD와 가격차가 더 커질 수 있어 LG디스플레이는 고해상도와 적당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선호하는 유럽과 일본 시장을 주로 노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2020년 안에 48인치 올레드패널이 출시된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MMG(멀티모델글라스) 기술을 적용해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중형 패널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MMG 공법을 활용해 75인치와 48인치 패널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며 “광저우 라인의 안정화는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MMG는 광저우 라인의 핵심 기술로 크기가 다른 2종의 패널을 한 번에 찍어내 효율성을 높이는 디스플레이 양산방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양산 효율성이 55~65인치 패널 기준 64%에서 최대 94%까지 향상된다.

특히 40인치대 중형 패널의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닌다. 한 부회장은 올해 사업목표를 '올레드 대세화'로 잡은 만큼 MMG 기술을 통한 올레드시장의 확대를 노리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 제품군은 55인치, 65인치, 77인치로 3가지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크기를 원하는 수요에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40인치대 TV는 가장 수요가 큰 시장으로 43인치 단일제품만으로 2018년 기준 전제 TV시장 수요의 15%가량을 차지할 정도이지만 올레드패널은 크기의 제약으로 이 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에 광저우 공장에서 처음으로 40인치대의 패널을 생산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48인치 패널 출시에 성공하더라도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40인치대 중형 TV시장은 1천 달러 미만의 중저가형 TV를 찾는 소비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나 중국 TCL 등은 LCD패널의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을 현재의 2배까지 늘린다고 하더라도 LCD 패널보다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중형 TV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2019년 기준 55인치 올레드TV가 270만 원 수준에서 팔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40인치대 올레드TV 가격이 2천 달러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비슷한 크기의 중국 LCD TV 제품의 가격은 대부분 1천 달러 이하다. 삼성 QLED TV 가격도 2천 달러를 넘지는 않는다.

이런 이유로 LG디스플레이는 유럽이나 일본 시장에서 승부를 본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시장은 대체적으로 가전제품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내 면적이 좁기 때문에 지나치게 적당한 크기의 제품을 선호하는 대신 품질을 중시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두 시장에서는 80인치 이상 초대형 크기까지 출시되는 LCD TV보다 올레드TV가 더 높은 판매량을 보여 왔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럽 프리미엄TV시장에서 올레드TV 점유율은 65.1%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패널의 품질만 확보된다면 TV 제조사들이 40인치대 중형 TV도 가격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은 갖춰진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은 가전제품의 효율과 내구성을 중요시 여겨 올레드 TV의 인기가 높다”며 “일본시장도 유럽과 비슷한 경향을 보여 올레드TV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