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후임자에 시선이 몰린다.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김용범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도 후보로 거명된다. 
 
후임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이동걸 조성욱 김광수 윤종원 김용범 거명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유력하게 새 금융위원장으로 꼽히는 이는 은성수 행장이다.

은 행장은 2017년 9월부터 수출입은행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경영을 놓고 평가는 나쁘지 않다. 수출금융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남북경제협력기금 등 세 분야의 운용에 집중하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도 무난하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1년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났으며 군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4년 재무부에서 관료생활을 시작했으며 한국투자공사 사장도 지냈다.

경제관료 집단에서 ‘에이스’로 통하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라인의 대표주자다.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덕분에 전문성과 글로벌 인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실하고 업무 스타일이 꼼꼼하며 수출입은행 내부에서 임직원들에게 격의없이 대하는 등 권위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구 위원장이 사의를 밝히는 자리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언급하며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수장도 호흡을 잘 맞춰 일하실 분들로 임명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점에서 볼 때 은 행장의 모나지 않은 성품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후보로 거명된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 회장으로 취임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등을 비롯해 국내 구조조정 역사에 뚜렷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으로 수십년 묵은 난제를 속전속결로 해치웠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미 금융위원장 자리를 고사하고 조성욱 서울대 교수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1964년 태어나 서울대 경영대 최초의 여성 교수다. 현재 다음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도 오르내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관료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변수다. 그동안 금융위 수장은 주로 관료 출신들이 맡아왔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이름도 꾸준히 오르내린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NH농협금융 회장을 하다 금융위원장으로 직행한 전례가 있다. 김광수 회장은 은성수 행장, 윤종원 전 수석과 행정고시 27회 동기다.
 
후임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이동걸 조성욱 김광수 윤종원 김용범 거명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윤종원 전 수석은 재무부,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를 거친 경제전문 관료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선임행정관,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다.

완벽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고 오랜 기간 관료생활을 하면서 언론과 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전해진다.

행정고시 27회 가운데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11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에 오르며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소속 27회 가운데 1급 승진도 가장 빨랐다. 

다만 지난해 경제수석에 임명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경질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도 거명된다. 김 전 부위원장은 1962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났고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에서 자본시장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부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금융위에 오래 몸담아 업무 이해도가 높은 건 물론 문재인정부의 경제철학을 향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6명 가운데 행정고시 출신이 4명, 민간 출신이 2명이다.

공교롭게도 6명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나이는 이동걸 회장이 1953년 태어나 가장 많고 조성욱 교수가 1964년 태어나 가장 적다. 조 교수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 민간 출신, 여성, 최연소라는 점에서 여러 면으로 ‘깜짝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