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형 올레드사업에 가속도를 내기 위해 대규모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던 대형 올레드시장에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기업 등 경쟁사가 진출하고 있어 올레드 생산능력을 크게 늘려 고객을 선점함으로써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재무부담 감수하고 대형 올레드 공격투자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18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6억 달러(약 7071억6천만 원)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2019년 8조 원 수준인 올레드 투자금의 일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음에도 대형 올레드시장에서 우위를 다지기 위해 공격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잇따른 투자로 부채비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7년 12월 말 83.74%였으나 2018년 말 104.82%로 높아졌다.

올해 들어 중국 은행과 3조2천억 원 수준의 신디케이트론을 체결한 뒤 올해 5월까지 4천억 원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부채비율은 2019년 1분기 기준 131.4%까지 다시 올라갔다.

이번 해외 전환사채 발행작업까지 마무리되면 LG디스플레이의 재무구조는 더 나빠지게 되는데 한 부회장이 이러한 재무적 위험 부담까지 감수하는 이유는 올해 대형 올레드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대형 올레드는 LG디스플레이가 독보적 시장 경쟁력을 지닌 사업으로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생산능력을 최대한 높이면 점유율 확보와 동시에 고객사 이탈도 막을 수 있다.

한 부회장은 올해 초 “올해 올레드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이라며 “반드시 올레드 대세화를 성공해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디스플레이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올레드사업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전환사채 발생으로 확보한 자금을 8월 본격 가동을 앞둔 중국 광저우 8.5세대 대형 올레드 라인의 안정화와 파주 10.5세대 라인 양산 준비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은 특히 파주 10.5세대 라인의 양산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의 파주 10.5세대 공장의 양산이 당초 계획했던 2021년에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한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양산시기를 더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10.5세대 양산시기가 빠르면 2021년 상반기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파주 P10 라인의 일부 외관 공사를 마치고 올레드 장비를 입고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0.5세대 양산목표는 2021년”이라며 “정확한 양산시기는 확답하기 힘들지만 상황에 따라 시기가 당겨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패널 양산에 성공하면 대형 올레드패널의 원가를 대폭 절감하면서 초대형 올레드패널 생산에도 들어갈 수 있다.

10.5세대 올레드는 면취율(패널을 잘랐을 때 쓸 수 있는 면적의 비율)이 높은 면적 2940mm X 3340mm의 대표적 초대형 제품으로 아직까지 양산에 성공한 디스플레이기업이 없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기술력이 다른 디스플레이 기업과 비교해 격차가 큰 만큼 10.5세대 패널로 기술 우위를 확고히 다져 상당기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크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패널기업 가운데 장기 성장에 가장 적합한 올레드 사업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건설하고 있는 대형 올레드공장의 가동효과만 확인된다면 앞으로 사업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