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필 CJ푸드빌 대표이사가 몇년 째 적자에 신음하는 중국 뚜레쥬르사업에서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까?  

18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정 대표는 17일 중국 사모펀드인 호센캐피탈로부터 수혈받은 875억 원가량의 자금 대부분을 중국 뚜레쥬르사업에 투자한다.  
 
정성필, CJ푸드빌의 합작전략으로 중국 뚜레쥬르사업 적자 끊어낼까

▲ 정성필 CJ푸드빌 대표이사.


CJ푸드빌 관계자는 “호센캐피탈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중국 뚜레쥬르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중국사업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중국에 진출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년 동안 중국에서 누적 적자규모가 840억 원에 이른다.

뚜레쥬르 매장 수도 감소했다. CJ푸드빌은 2019년 6월 기준으로 중국 전역에 뚜레쥬르 매장 16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한 때 203개에 이르던 매장 수에서 40여개가 줄어들었다. 

정 대표는 이번 호센캐피탈의 투자가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뚜레쥬르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호센캐피탈은 중국 현지에서 농식품외식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사모펀드 회사여서 뚜레쥬르 중국사업에 실질적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CJ푸드빌은 투자금으로 중국법인의 차입금 일부를 상환하고 대부분을 뚜레쥬르사업과 관련한 정보통신기술(IT) 설비에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CJ푸드빌은 현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 있는 뚜레쥬르 매장에서 온라인 주문을 받고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중국에서 정보통신(IT)기술을 바탕으로 한 O2O(Online to Offline)과 이커머스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뚜레쥬르가 이런 역량을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중국 5개 법인 중 베이징과 상하이 저장 등 3개 법인을 제외한 광저우법인과 충칭법인은 마스터프랜차이즈로 전환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기로 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가맹 사업자인 본사가 직접 진출하지 않고 해당 지역의 파트너 회사와 계약해 가맹 희망자에게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CJ푸드빌이 직접 운영하는 데는 앞으로 물류망 구축이나 유통망 확대를 위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적자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CJ푸드빌이 빕스 등 다른 사업은 철수하면서 뚜레쥬르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중국 베이커리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올해 중국 베이커리시장 규모가 41조910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에는 61조 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년 만에 48%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CJ푸드빌은 수년 동안 중국 등 해외사업에서 적자를 내면서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메우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해외법인 가운데 중국사업이 정상화 되면 이런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

이치헌 중국 톈진무역관은 2018년 12월 중국 베이커리시장을 놓고 "서양식 식습관이 확산되면서 중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빵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중국 베이커리시장은 2000년 대 초반부터 연 평균 10%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식품업계는 정 대표가 올해 3월 중국에서 빕스사업을 완전히 정리한 데 비춰 뚜레쥬르도 앞으로 적자를 계속 내면 철수하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CJ푸드빌은 중국 뚜레쥬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 법인 5곳 가운데 베이징과 상하이 저장 등 3개 법인을 합쳐 호센캐피탈과 새 합작법인 'B&C크래프트'를 세웠는데 CJ푸드빌이 B&C크래프트 지분 27.9%만 보유하기로 했고 호센캐피탈이 72.1%를 소유하기로 했다.

B&C크래프트의 경영권이 사실상 지분의 7할을 지닌 호센캐피탈에게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CJ푸드빌이 중국 뚜레쥬르 브랜드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지분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 등도 확보했고 B&C크래프트에서 이사회 임명권 등의 주요 권리도 지니고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때 주주로써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이 현재는 자금력이 부족해 중국사업에서 현지 자금을 수혈받았지만 뚜레쥬르사업에서 수익성을 내면 합작법인의 지분을 되살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