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유통회사의 제3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적극 권하고 있고 경쟁사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키움뱅크’, ‘토스뱅크’ 등 기존 컨소시엄과 뜻이 맞지 않는 데다 은산분리 원칙 등을 감안하면 새 컨소시엄을 세우기도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BGF리테일, 편의점과 시너지 높아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쉽지 않아

▲ 홍석조 BGF그룹 회장.


BGF리테일 관계자는 17일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1월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가능성이 큰 유통회사로 꼽혀 왔다.

BGF리테일은 현실적으로 제3인터넷전문은행 참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제3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부터 살펴보면 토스뱅크는 소규모 특화은행인 ‘챌린저뱅크’라는 사업목적이 유통회사인 BGF리테일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선이 많다. 

키움뱅크는 여러 대기업들이 주주로 있어 BGF리테일도 편의점 등에서 금융사업을 펼치며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지만 경쟁사인 코리아세븐이 이미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참여할 만한 새 컨소시엄도 생겨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에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모두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함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 주주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회사들도 정부의 높은 기준에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나 신한, NH농협금융지주 같은 대형회사들이 나서야만 새 컨소시엄이 생길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규제가 까다로운 인터넷전문은행에 이들이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BGF리테일이 직접 컨소시엄을 만드는 방안이 있지만 이 역시도 규제에 가로막힐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를 10월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정보통신기술회사(ICT)가 아닌 회사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의 유통회사인 테스코, 세인즈버리와 일본의 유통회사인 세븐일레븐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유통회사의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BGF리테일이 속한 BGF그룹은 지난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해 공정거래법상 엄격한 은산분리 원칙을 적용받아야 한다.  

지분 참여가 아닌 최대주주로 나서게 되면 특혜시비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BGF리테일은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지 않게 되면 ‘편의점 3강’ 가운데 유일하게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지 못한 회사로 남게 된다.   

GS리테일은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고 코리아세븐도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지분을 확보해뒀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장기적으로 대면영업점 기능을 편의점이 맡는 일본의 ‘편의점 은행’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장기적으로 중장년층까지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대면영업점을 필요로 할 수 있다”며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주사가 보유한 편의점은 가장 효율적으로 영업점을 대신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