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결실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카카오뱅크 투자에 따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앞으로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와 카카오뱅크 사이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투자결실 하나씩 수확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반영한 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지분율이 줄어들면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기존 연결대상 주식에서 지분법 적용대상 주식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평가이익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아직 결손금이 남아 있는 만큼 지분법을 적용한 초기에는 액면가액인 5천 원보다 낮게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평가이익도 크게 올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자산은 영업을 시작한 첫 해인 2017년 말 5조8418억 원에서 2018년 12조1267억 원으로 1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16억3230억 원까지 불어났다.

1분기 자산 기준으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함께 출범한 케이뱅크(2조9천억 원)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은 물론 지방은행도 빠르게 뒤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은행(5조9490억 원)은 이미 넘어섰고 전북은행(17조8170억 원)과 차이가 크지 않았던 만큼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자산 규모는 전북은행을 넘어섰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최근 개인계좌 개설고객도 1천만 명을 넘어섰다.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한 뒤 단 2년 만에 시중은행의 절반 수준으로 개인고객을 끌어 모은 것이다. 

김 부회장은 2017년 4월 카카오뱅크를 한국금융지주 자회사로 둔 뒤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음에도 6500억 원을 투입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 결실을 눈앞에 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며 "카카오뱅크는 1분기 흑자 달성을 시작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지분이 줄어도 여전히 2대주주를 유지하는 만큼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와 카카오뱅크 사이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카카오뱅크와 손잡고 주식계좌 개설서비스를 내놔 한 달 만에 50만 좌를 넘어설 만큼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등 다른 자회사와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올해 안에 카카오뱅크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가 1분기 흑자를 시작으로 본격적 성장세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도 두 회사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의 시너지는 이제 시작"이라며 “한국투자증권과 카카오뱅크의 주식계좌 개설서비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두 회사가 함께 금융상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바라봤다.

카카오뱅크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한국금융지주는 단기적으로 평가이익과 매각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지분 매각으로 발생하는 매각이익이 납입자본금 금액과 같아 실질적 이익을 얻을 수는 없다. 다만 평가이익과 매각이익을 합친 금액인 세전이익 700억 원가량은 회계장부에 반영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세전이익 1조575억 원을 낼 것”이라며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높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3분기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이 반영돼 세전이익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카카오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콜옵션을 행사해 한국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보통주 4160만 주를 208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이 기존 18%에서 34%로 늘어나 최대주주에 오르며 한국금융지주는 기존 58%에서 ’34%-1주’로 줄어 2대주주가 된다.

카카오뱅크 지분 반영은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끝나면 진행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24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등극을 승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