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세계적 정보통신회사로 성장한 중국 텐센트가 걸었던 길을 따라 카카오의 금융사업을 키우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김범수, 텐센트 성공의 길 따라 카카오뱅크 키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24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34%까지 늘려 최대주주에 오르는 것을 승인할 수 있다. 

금융위는 법제처가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카카오의 혐의로 볼 수 없다고 법령해석을 내린 이후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등극에 무게를 두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김 의장은 카카오뱅크를 키우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전환주를 포함해 카카오뱅크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매도 가능한 증권으로만 가치를 평가받아왔다. 

기업회계기준이 20% 미만의 보유지분은 지분법이익으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이 34%까지 늘어나면 카카오뱅크 실적은 카카오 실적에 지분법이익으로 반영된다.  

카카오뱅크가 좋은 실적을 거둘수록 카카오가 얻는 이익도 즉시 커지는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뱅크를 빨리 키워낼수록 얻는 이익이 커지는 셈이라 최대주주에 오르는 대로 유상증자 등 자금 투입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장은 평소 경영에서 “라이트 타임, 라이트 액션(Right Time, Right Action)이 중요하다”며 ‘타이밍’을 강조해오기도 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증자 규모, 방법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카카오뱅크가 4분기에 유상증자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유상증자가 이뤄져 수익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상품까지 출시된다면 카카오뱅크는 지금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김 의장은 카카오뱅크 등 금융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두고 텐센트의 성공사례를 참고했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텐센트는 중국의 네이버나 카카오로 볼 수 있다.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회사 가운데 하나다. 

텐센트는 중국 국민메신저로 통하는 ‘위챗’을 성공한 뒤 게임과 금융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는데 카카오톡에 이어 게임, 금융으로 발을 넓히는 카카오의 행보와 닮았다.   

특히 텐센트의 간편결제인 ‘위챗페이’와 인터넷전문은행인 ‘위뱅크’는 정보통신회사가 금융사업에 진출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사례로 꼽힌다. 

김 의장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내세워 금융사업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카카오가 텐센트의 성공공식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가입자 수 1천만 명을 넘어서며 위뱅크를 제외하면 가입자 수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며 “카카오뱅크의 가파른 성장세는 위뱅크의 초창기와 닮은 면이 있어 카카오가 텐센트처럼 금융 계열사 성장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