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이사가 후발주자의 무서운 추격에 ‘프로바이오틱스 열풍’에도 수확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정 대표는 편의점, 헬스앤뷰티(H&B) 매장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빼앗긴 국내 1위를 되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명준, 쎌바이오텍의  '프로바이오틱스 1위 명성' 되찾기 전력투구

▲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이사.


15일 바이오제약업계에 따르면 장내 유익균 증식과 유해균 감소로 장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 규모는 4조3천억 원으로 이 가운데 프로바이오틱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1%(약 4700억 원)에 이른다.

프로바이오틱스시장이 홍산, 비타민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인체에 이로운 미생물을 통칭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유산균이 이에 해당한다.

유익균 증식과 유해균 감소로 배변활동에 도움을 주고 면역력까지 높이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열풍이 불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산균만 20여 년 동안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프로바이오틱스 국내 1위 기업으로 꼽혔다.  

쎌바이오텍이 보유하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특허 수는 112건, 균주 수는 19개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쎌바이오텍 주력상품인 ‘듀오락’은 2017년 국내 프로바이오틱스시장 점유율 46%로 압도적 1위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쎌바이오텍은 최근 종근당건강에게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로 잠식당하고 있다. 

특히 종근당건강이 2017년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락토핏’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랏토핏은 홈쇼핑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2018년 매출 900억 원을 냈고 올해 1분기에만 45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듀오락의 국내 매출이 2018년 약 4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프로바이오틱스 국내 1위를 종근당건강에 넘겨준 것으로 보고 있다.

듀오락이 점유율을 잃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쎌바이오텍은 듀오락을 고함량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광고하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소비자들이 듀오락을 한 달 동안 복용하려면 약 6만5천 원이 든다.

반면 종근당건강의 랏토핏은 6~7천 원이면 한 달을 먹을 수 있다. 종근당건강 외에도 저렴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내놓는 경쟁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온라인약국인 ‘아이허브’ 등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어나면서 쎌바이오텍의 독점적 지위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도 “경쟁사의 브랜드 효과와 낮은 가격정책으로 프로바이오틱스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쎌바이오틱스와 후발주자들의 주요 타깃(목표)은 엄밀히 말하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감소했던 것은 암웨이에 공급하던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고 이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명준 대표는 약국뿐만 아니라 편의점, 헬스앤뷰티(H&B) 매장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쎌바이오텍은 2017년 헬스앤뷰티 매장 올리브영에 듀오락을 입점한 데 이어 2018년 세븐일레븐과 면세점에도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올해 6월에는 서울우유와 손잡고 요거트 ‘듀오 안(安)’을 출시했다.

서울우유가 확보하고 있는 유통망(일반유통점,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쎌바이오텍의 프로바이오틱스 기술과 서울우유의 유제품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정 대표는 미국과 중국 등에도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프로바이오틱스 세계 최대시장으로 매년 400만 명이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역시 최근 프로바이오틱스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이지만 아직 진출에 성공한 국내 기업은 없다.

쎌바이오텍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균주 등록을 진행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허가를 받으면 바로 제품을 출시할 수있을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안전원료인증제도(GRAS)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