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5세대(5G) 이동통신의 초반에 만족하지 못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5G시대의 선두주자임을 자부해왔지만 5G통신 가입자 기준 시장 점유율에서 SK텔레콤을 따라잡기는 커녕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 바짝 쫓기고 있다.
 
KT, '5G통신 선도' 자존심 지키기 위해 5G 전국망 구축 서둘러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유선망을 기반으로 가장 빠르게 5G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T는 2018년 열린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5G통신을 선보이며 5G시대의 선두주자임을 국내외에 과시했다.

5G통신 상용화가 시작된 4월에 KT는 시장 점유율 38.5%를 확보해 SK텔레콤의 35.1%, LG유플러스의 26.4%의 점유율보다 앞서며 5G통신 가입자 확보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KT의 초반 질주는 오래가지 않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이 곧바로 추격에 나섰고 상용화 두 달째인 5월 말 기준 KT는 5G통신시장 점유율이 32.1%로 하락하며 1위 자리를 SK텔레콤에 내줬다.
 
게다가 LG유플러스가 5G통신시장 점유율 27.1%을 확보해 KT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이동통신시장에서 20%대 초반 점유율을 보이며 계속 3위 사업자에 머물렀다.

KT로서는 1위 탈환보다 2위 수성이 다급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KT는 5G통신에서 가장 중요한 수신 가능범위(커버리지)를 최대한 빨리 확보해 가입자를 유치함으로써 5G통신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KT가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구축한 상당수의 5G통신망은 이미 전국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유선망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과거 공기업일 때부터 확보하고 있는 유선망을 기반으로 5G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KT가 다른 이동통신사보다 전국적 5G통신망 구축이 수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5G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5G통신용 기지국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집중국사까지 유선 전송망을 갖춰야 한다.

KT는 이때 필요한 유선 전송망으로 이미 전국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광케이블망을 활용하고 있어 5G통신망 구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다. 다른 이동통신사들은 KT가 지닌 있는 규모만큼의 광케이블을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KT는 국내 최대 규모의 광케이블을 보유해 5G네트워크 구축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KT는 기존의 광케이블을 망구조 변경 없이 5G네트워크를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5G 멀티플렉서’ 기술을 확보해 5G통신망 구축 초기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KT는 6월21일 기준 이동통신3사 가운데 2만3천여 개의 기지국을 구축하며 LG유플러스를 제치고 가장 많은 기지국을 확보했다.

KT는 우리나라 동쪽 끝인 독도와 울릉도, 남쪽 마라도에 이어 북쪽 최극단인 비무장지대(DMZ) 안의 유일한 마을인 대성동에 처음으로 5G통신 기지국을 설치했다. 이통3사 가운데 커버리지가 가장 넓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목적이다. 

KT는 5G통신 상용화 100일을 맞아 5G통신 기지국 위치를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커버리지 지도까지 업데이트하며 망구축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건물 안에서 5G통신 접속을 원활하게 해주는 인빌딩 네트워크에서 경쟁사에 앞서 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인빌딩 커버리지 현황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KT는 7월 들어 서울 강남과 대전의 롯데백화점, KTX 익산역에 인빌딩 기지국 개통을 완료했으며 김포공항을 포함한 33개 건물에서 KT의 5G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앞으로도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국 최대 5G 커버리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