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을 겨냥해 도입한 반도체소재 수출규제가 오히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과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한국 반도체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본의 규제가 역풍을 맞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당장은 고통이 아닌 이득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외국언론 “일본 규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당장 고통보다 이득"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일부 소재를 한국으로 수출할 때 승인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새 규제를 도입하면서 한국 반도체산업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일본 정부의 규제가 도입된 뒤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증권사 번스타인 분석을 인용해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차질을 우려해 미리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 도입 뒤 메모리반도체인 D램 평균가격은 2.6%, 낸드플래시 가격은 7.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해당 반도체소재를 1~3개월치 분량밖에 확보하지 않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산에 큰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반도체를 겨냥한 일본정부의 규제는 잠재적으로 세계 IT산업 전반에 큰 악영향을 낳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