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미래에셋캐피탈 공동대표이사 부사장이 리테일금융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기업금융에 이어 리테일금융으로도 영역을 넓혀 ‘무늬만 캐피털회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미래에셋캐피탈의 존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오늘Who] 이만희, 미래에셋캐피탈의 '무늬만 캐피털' 꼬리표 뗀다

▲ 이만희 미래에셋캐피탈 공동대표이사 부사장.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 규모는 2016년 864억 원에서 2018년 4조9016억 원으로 단 2년 만에 5배 넘게 커졌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5조5513억 원까지 늘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미래에셋캐피탈의 평가방법을 ‘기타금융업’에서 ‘할부 및 리스금융업’으로 바꾸기도 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을 미래에셋그룹의 지주회사만이 아닌 캐피털업체로 보기 시작한 셈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여겨지며 ‘무늬만 캐피털회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전체 자산 가운데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등 관계회사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캐피털회사의 본업을 키우는 데 힘을 쏟으면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그 결과 미래에셋캐피탈의 전체 자산 가운데 관계회사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말 57%에서 2019년 3월 말 28%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미래에셋캐피탈이 자체 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기업대출 등 캐피털 영업자산이 재무지표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캐피탈에서 리테일금융 등 자체사업 강화는 지난해 영입된 이만희 대표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시절 ‘영업통’으로 활약하며 미래에셋증권의 리테일금융을 크게 키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미래에셋캐피탈의 리테일금융 강화에 적임자로 꼽히며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캐피탈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혁신 총괄을 맡게 됐다. 현재 이구범 미래에셋캐피탈 공동대표이사와 함께 미래에셋캐피탈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3년 안에 기업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리테일금융을 끌어올려 기업금융과 리테일금융을 균형 있게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올해 들어 리테일금융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다.  

이 대표는 올해 초 네이버와 함께 온라인쇼핑몰 판매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결제대금 지급을 10일 이상 앞당겨주는 금융서비스를 출시했다.

6월에는 육류담보대출에 뛰어들기도 했다. 육류담보대출은 육류 유통업자가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냉동육을 담보로 삼아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2016년 여러 금융회사들이 사기에 휘말려 큰 손실을 입은 뒤 다른 금융회사들이 내놓기 어려워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육류담보대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공급은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해 육류담보대출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오토금융 확대를 위해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이륜차 배달원 복지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 대표는 하반기에도 리테일금융 확대를 위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며 리테일금융부문에서 미래에셋캐피탈의 입지를 넓히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리테일금융을 늘리고 있다”며 “지금은 B2B(기업 사이 거래) 영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리테일금융부문에서 경험을 쌓은 뒤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영업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