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을 통해 수도권지역 철도와 지하철 확대에 힘을 실었다.

남한과 북한의 철도협력 가능성 역시 다시 떠오르면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철도와 지하철 분야의 강점을 지닌 대형건설사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도권 철도 지하철 확대에 힘실려, 삼성물산 현대건설 수주기대 커져

▲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 때와 달리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철도와 지하철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대폭 힘을 실었다.

정부는 2018년 12월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사회간접자본과 관련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 조기착공 지원, 민간투자사업 대상 확대, 예비 타당성 조사제도 개편 등 규제 완화를 앞세웠다.

당시 국내 철도와 지하철 관련 사업은 사실상 위례-신사선 철도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진접선(4호선 연장), 하남선(5호선 연장), 별내선(8호선 연장) 등 도시철도 노선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B노선, C노선의 구체적 사업 일정도 담았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교통대책으로 도로보다 철도와 지하철 확충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도로는 철도·지하철과 함께 대표적 사회간접자본으로 그동안 정책의 우선순위를 차지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도로 관련 새로운 사업 내용은 거의 담기지 않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대중교통을 늘린다는 측면에서 볼 때 지하철이 버스보다 효율적”이라며 “지하공간을 활용해 사회간접자본을 늘리는 것은 세계 주요 도시의 추세”라고 말했다.

철도사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깜짝 판문점 회담으로 남한과 북한의 협력 기대감도 다시 커지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남북 접경지역 협력방안의 예로 경원선 남측구간 우선 연결을 들기도 했다.

국내 건설사들은 철도·지하철사업 확대기조에 전반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의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철도와 지하철 분야에서 압도적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매년 발표하는 시공능력 평가를 보면 삼성물산은 최근 3년 동안 철도와 지하철 분야에서 4조553억 원 가량의 공사실적을 보유해 1위에 올랐다. 2위인 GS건설보다 공사실적이 2배 이상 많다.

삼성물산은 국내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홍콩 등 해외에서도 지하철과 철도사업 실적을 꾸준히 쌓으며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하철과 철도는 물론 공공공사 물량은 항상 눈여겨보고 있다”며 “언제나 그랬듯 수익성을 충분히 따져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철도 분야 시공실적에서 2016년 2위, 2017년 1위, 2018년 2위를 차지했다. 지하철 분야에서도 매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철도와 지하철 분야의 전통적 강자로 평가된다.

더군다나 현대건설은 남북경협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남북 철도협력이 본격화하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 역시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 하노이 지하철을 시공하는 등 해외시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은 아쉽게 수주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발주될 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