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이 경영복귀 뒤 잇따라 터져 나온 기술수출 반환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였지만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기술수출 반환은 이 부회장이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때 이룬 8조 원의 기술수출 성과에 흠집을 내고 한미약품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Who] 이관순, 한미약품 기술수출 반환의 실추된 명예 회복할까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


4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얀센이 한미약품의 비만당뇨 치료제의 권리를 반환했지만 한미약품은 반환받은 치료제의 개발방향을 조정해 연구개발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얀센에 9억1500만 달러(약 1조7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비만당뇨 치료제 HM12525A의 권리를 반환받았다고 3일 공시했다.

얀센이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에서 체중감소는 목표치에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서 혈당 조절이 얀센이 설정한 내부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미지의 영역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신약 개발과정에서 빈번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글로벌 신약 창출의 길은 어렵지만 한미약품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반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에도 일라이릴리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BTK 억제제의 권리를 반환받았다. 2016년 9월에는 베링거잉겔하임으로부터 폐암 치료제 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2월 한미약품의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일선에 복귀했기 때문에 올해 연이어 발생한 기술반환은 무척 뼈아프다.

특히 일라이릴리와 얀센에 기술수출한 치료제들은 이 부회장이 2015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룬 최대 성과로 알려졌기에 더욱 그렇다. 

2015년 한미약품은 이 부회장이 이룬 8조 원에 육박하는 신약 수출계약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2014년보다 각각 73.1%, 514.8%, 274% 늘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에게 다국적 제약사를 향한 기술수출은 양날의 칼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올무티닙의 기술반환을 늑장공시했다는 논란 등으로 2017년 3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결국 올무티닙의 개발 속도가 늦춰져 상용화에 실패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도 있었다.  

이 부회장은 연이은 기술수출 반환으로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에 의구심을 품는 투자자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치료제에서 기술수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매출 1조 원의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술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한미약품이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맺었던 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수출 계약에서 공동 연구비 부담 상한액을 줄이도록 계약을 수정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올해 임상1상이 끝나는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트리플 아고니스트)’의 기술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경쟁사인 유한양행에서 전임상 단계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를 1조 원에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내면서 임상에서 앞선 한미약품의 치료제도 덩달아 주목을 받아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사노피와 스펙트럼, 제넨텍, 테바 등 한미약품에는 여전히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고 현재 개발하고 있는 신약도 30여 개에 이른다”며 “연구개발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견고한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