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G통신반도체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를 하나로 합친 '5G통합칩' 개발에 속도를 내며 퀄컴과 미디어텍 등 시스템반도체 주요 경쟁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5G통신 도입을 기회로 삼아 삼성전자를 스마트폰 프로세서 상위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인엽, 삼성전자 '5G 통합반도체' 개발 서둘러 퀄컴에 도전

▲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30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5G통신 도입 초반부터 주요 시스템반도체기업의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와 퀄컴, 애플과 화웨이에 이어 미디어텍도 고성능 프로세서 경쟁에 가세했다"며 "5G통합칩의 개발 성공 여부가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주로 시스템온칩(SoC)으로 불리는 통합반도체는 스마트폰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핵심기술로 프로세서와 그래픽반도체(GPU), 통신반도체를 하나로 합쳐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5G통신반도체는 아직 초기단계 기술이라 통합칩 형태로 출시되지 않고 있어 5G스마트폰의 내부공간 활용과 전력효율, 성능과 부품원가 개선 등에 약점을 안고 있다.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1위 기업인 퀄컴은 5G통합칩 출시 목표를 내년 상반기로 잡고 있고 2위 미디어텍은 내년 1분기에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G통합칩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데 이어 최근 기술설명회를 열고 5G통합칩을 이르면 올해 안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국제 표준규격을 갖춘 5G 통신반도체를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만큼 5G통합칩도 경쟁사보다 먼저 상용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강인엽 사장은 5G 통신반도체 개발 소식을 처음 알리며 "5G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 사장은 5G시대를 맞아 삼성전자 모바일 프로세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외부 고객사에 공급도 확대해 시스템반도체사업의 성장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모바일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자체 설계한 시스템반도체 제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아직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일부에만 탑재되는 데 그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업체와 통신사는 기술력이 충분히 검증된 퀄컴과 미디어텍의 프로세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SA에 따르면 퀄컴과 미디어텍은 지난해 세계 모바일 프로세서시장에서 60% 가까운 합산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0% 초반에 그친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프로세서 공급을 확대해 경쟁사를 따라잡으려면 강 사장이 삼성전자만의 기술 우위를 증명할 수 있는 뚜렷한 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5G통합칩 개발에 가장 먼저 성공하는 것은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강인엽, 삼성전자 '5G 통합반도체' 개발 서둘러 퀄컴에 도전

▲ 삼성전자의 5G 통신반도체 솔루션.


삼성전자가 5G통합칩을 경쟁사보다 먼저 출시하고 높은 수준의 기술 완성도까지 갖춰 내놓는다면 고객사에 시스템반도체 기술력을 재평가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통신반도체를 활용한 통합칩의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과 미국 등으로 거래선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삼성전자 모바일 프로세서에 활용되는 5G통신반도체와 인공지능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에만 73조 원을 들이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시스템반도체 설계사업을 총괄하는 강 사장의 통합칩 개발전략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5G통합칩 개발을 목표로 둔 만큼 앞으로 퀄컴의 독주체제를 뒤쫓을 가능성이 높다"며 "업계 상위로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