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연평균 매출 ‘5천억 원’의 영등포역사 롯데백화점 운영권을 지켜냈다.

강 대표는 2018년 신세계로부터 인천터미널점을 뺏어온 데 이어 영등포역사점 방어에도 성공하면서 업계 2위 신세계와 경쟁에서 연이어 승리의 ‘축포’를 터트렸다.
 
[오늘Who] 강희태, 롯데백화점 영등포 지켰지만 진짜 싸움은 시작

▲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하지만 백화점사업을 두고 강 대표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이 입찰 싸움에서는 승리를 거듭하고 있지만 명품 라인업을 앞세운 신세계백화점의 기세가 무섭다. e커머스 등 온라인유통시장의 강세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부진도 여전하다.

28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롯데는 최저 입찰가 216억7300만 원보다 16%가량 높은 251억5002만 원에 영등포역사 상업시설 운영권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기존 사업자인 롯데가 추가 투자없이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점, 주변 재래시장과 상생협약에 따른 부담이 없는 점 등 이점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높은 입찰가를 제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2020년 1월1일부터 5년 동안 영등포역사 상업시설 운영권을 보유하게 되며 추가로 5년을 연장할 수 있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국유재산의 임대기간을 연장하는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 최대 20년까지 영등포역사 백화점을 운영할 수 있다.

강 대표가 하루 유동인구 15만 명의 ‘알짜 매장’ 수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남겨진 과제가 많다.

국내 백화점업계가 안팎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백화점시장에서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e커머스의 강세 등 소비방식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올해 3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시장은 2012년 이후 6년 연속 매출이 29조 원대에 머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시장에서 38.9%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각각 28.2%, 28%로 ‘빅3’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시장 점유율에서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10% 정도 앞서고 있지만 전국 백화점 점포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10위 안 점포에서 신세계백화점이 4개,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3개씩 포진해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2018년 매출 1조8030억 원으로 1위에 올랐고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이 매출 1조7465억 원으로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한 ‘럭셔리’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백화점은 수도권 대형점포를 중심으로 명품 라인업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e커머스시장의 무서운 성장세 속에서 백화점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것도 쉽지 않다.

강 대표는 2018년 5월 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임 1년을 맞이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가장 위협적으로 느끼는 것은 소비자가 전통 유통채널에서 떠나고 새 고객이 안 들어온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롯데쇼핑 사업전반에 걸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한 ‘옴니채널’을 구현하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온·오프라인 연계에 미흡한 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쇼핑을 할 수 있는 있도록 하는 쇼핑환경을 말한다.

강 대표는 롯데백화점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아온 '전문가'다. 롯데백화점이 1991년부터 30년 가까이 운영해온 영등포역사점을 지켜낸 것처럼 롯데백화점 사업의 미래도 성공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