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북방국가의 인프라 건설 수주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이전부터 중앙아시아지역에서 사무소를 운영하던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해외사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중앙아시아 국가 등과 정부 교류를 통한 한국 건설기업의 수주 확보를 지원하는 정책을 본격화하며 국내 건설사들의 중앙아시아 진출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북방국가 건설 수주 지원에 해외진출 힘받아

▲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사장.


건축설계 분야의 강자로 꼽히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도 정부의 중앙아시아 등 북방국가 건설 수주 지원에 힘입어 이 지역에서 해외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축설계업체와 건설사는 각각 설계 용역과 시공을 맡아 역할을 분담한다. 건축설계업체는 건설사에 종속된 형태로 용역을 수행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건설사 수주가 늘어나면 함께 실적이 확대될 수 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매출규모는 건축설계업계에서 포스코에이앤씨와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에 이어 3번째다.

하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꾀하는 건축설계업체로 꼽힌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이 회사는 해외 12개 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3곳은 정부의 북방국가 건설 수주 지원과 밀접한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 있다. 2018년에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 건설관리사업을 수주했고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건축 법규 재개정 작업에 참여하는 등 중앙아시아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때 삼성전자, 현대차, SK건설,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한국전력 등과 함께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최준호 한국기업데이터 전문위원은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해외진출 전부터 현지사정과 문화를 정확히 파악한 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사업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정성 높은 발주처를 우선 공략하며 아제르바이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다수 국가에 진출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은 성장폭이 제한돼 수익 높은 해외시장으로 적극적 진출이 필요하다”며 “해외사업 수주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설계와 건설사업관리, 본사와 현장 사이 협력체계를 정비하고 해외 정보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북방국가는 인프라 건설 수요가 늘어나며 국내 건설기업에도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산업 전반에 정부의 입김이 강한 곳이기도 해 정부 차원의 수주 지원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아시아는 정부 사이 거래(G2G)의 효과가 높은 곳"이라며 "문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국내 기업의 인프라 진출을 본격화하고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투자로 민관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인프라기업의 신북방진출 지원정책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26일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5차 회의에서 2022년까지 북방 해외건설 수주 15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한 데 이어 27일 국토부도 이를 뒷받침하기위해 대규모 금융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와 공공기관을 민간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1조5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해외 인프라 건설 수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북방국가 등 해외 개발사업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