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 구미시가 새롭게 태어나도록 하겠다. 지역발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구미 5공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기업을 유치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2018년 7월2일 구미시 첫 민주당 계열 시장으로 취임하며 한 말이다.
 
[오늘Who] 장세용, LG화학 유치로 구미 5공단 살리기 약속 지킨다

▲ 장세용 구미시장.


11일 구미시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세용 시장이 취임 때 약속을 지키기 위해 LG화학과 함께 본격적으로 구미형 일자리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장 시장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구미시를 떠난 대기업들을 대신해 새로운 대기업을 유치함으로써 분양이 더딘 구미 5공단과 쇠퇴한 지역경제를 살릴 마중물을 넣는 데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다.

LG화학 관계자는 “구미시에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자세한 협상 내용은 아직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장 시장은 LG화학의 양극재 공장을 2020년 준공되는 구미 5공단 1단계 부지에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0년 착공,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장 시장은 구미 5공단에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유치하면 다른 협력업체들도 함께 자리를 잡으면서 그동안 분양이 더뎠던 공단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미 5공단은 한국수자원공사 주관으로 구미시 산동면, 해평면 일대 934만㎡ 부지에 조성된다. 이 가운데 1단계 부지는 355만8천㎡에 이른다.

구미시는 구미 5공단을 중심으로 전자기기, 신소재 등 첨단산업을 유치해 부가가치 유발효과 10조 원, 고용효과 22만 명 등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구미 5공단 1단계 부지의 산업용지 193만1천㎡ 가운데 분양된 부지는 22%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돼 공단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장 시장은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배터리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미 5공단의 여유 부지가 많은 것이 오히려 LG화학 등 배터리 관련 기업을 더 유치할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된다고 본다.

다만 장 시장이 LG화학 유치를 확정하고 실제로 공장을 가동해 구미 5공단을 활성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양극재 공장에 필수인 폐수처리장 등 산업 인프라 조성, 교육·주거 등 정주여건 지원과 같은 여러 조건을 놓고 LG화학과 협상을 이뤄내야 한다.

구미형 일자리 추진 과정에서 광주형 일자리처럼 임금이 삭감될 것을 우려하는 지역 노동계와 협의도 숙제로 남는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실패한 장 시장이 LG화학 배터리 공장 유치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양극재공장 투자규모는 5천억 원, 고용 인원은 1천 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2028년까지 120조 원가량이 투자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장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유치에 실패해 쓰라림을 경험했지만 구미형 일자리를 계기로 반등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며 구미형 일자리를 성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늘Who] 장세용, LG화학 유치로 구미 5공단 살리기 약속 지킨다

▲ 장세용 구미시장이 3월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기업 유치와 구미형 일자리 토론회'에 참석해 구미형 일자리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미시>


구미형 일자리는 정부가 추진하는 상생형 일자리의 일종이다. 상생형 일자리는 기업이 지역사회에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구미시와 정부는 구미형 일자리에 참여한 기업에 산업단지 임대료 할인, 법인세 감면, 직장 어린이집 설치, 산업단지 기숙사 등 편의시설 확충, 지역 교육기관과 연계한 기업 맞춤형 교육 등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시장은 그동안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역점사업으로 구미형 일자리를 추진하면서 실제로 구미시에 도움이 될 대기업을 선정하고자 힘썼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구미시를 떠난 마당에 다른 대기업을 새로 유치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장 시장은 10일 구미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LG화학을 구미형 일자리의 파트너 회사로 선정하고 구체적 협상에 들어가게 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힘으로써 이런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