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가 편의점업계에서 세븐일레븐 입지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묘책을 찾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세븐일레븐 점유율은 정 대표의 취임 이후 5년째 하락세를 그려왔다. 올해는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양강체제가 굳히기에 들어가면서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승인, 편의점 양강체제 심화로 세븐일레븐 설자리 좁아져 '고심'

▲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올해도 점유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1위인 BGF리테일(CU)과 2위 GS리테일(GS25)로 창업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만큼 상품력과 브랜드파워가 좋고 인센티브와 지원금에 후한 선두사업자에 점주들이 쏠리고 있다.

올해부터 편의점업계 자율규약이 시행된 점도 세븐일레븐에 부담이다.

규약에는 편의점 사이 100m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해 출점 문턱을 높이는 내용이 담겼다. 신규출점이 까다로워지면서 선두사업자와 후순위사업자의 차이는 더 벌어져가고 있다.  

실제로 1분기의 편의점 점포 순증 수를 보면 CU는 173개, GS25는 153개를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4%, 25.7%씩 줄긴 했지만 출점제한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전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업계 3위 세븐일레븐과 4위 이마트24, 5위 미니스톱 등은 순증 수가 대폭 쪼그라들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1분기 순증 수가 62개에 그쳐 지난해 1분기보다 55.7%나 줄면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1월에는 순증 점포 수가 3개에 머물기도 했다.

정 사장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가시방석이다. 2014년 취임한 이후 세븐일레븐 점유율은 같은 해 27.8%에서 2015년 27.6%, 2016년 26.2%, 2017년 25.1%, 2018년 24.4%로 해마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편의점회사는 가맹점을 늘려야 점주들로 받는 로열티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데 수익기반이 약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와 내년에는 신규 출점이 급증했던 2014년 출점한 편의점들의 계약이 끝나면서 편의점 5천 여개가 대거 재계약에 나선다. 세븐일레븐이 기존 점주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점유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

정 사장이 올해 초 가맹점주의 수익 배분율을 기존 40%에서 45%로 높인 새로운 가맹형태 '안전투자형 가맹구조'를 내놓은 것도 이런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고 해석된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인건비가 오르고 경쟁이 심해져 점포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가맹점의 기본수익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기존 위탁가맹 경영주도 계약이 끝나면 본사와 협의를 통해 안정투자형으로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생정책에서는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한 수 위라고 평가된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BGF리테일은 전기료 등을 포함해 연간 800억~900억 원, GS리테일은 매년 750억 원을 지원하는 상생정책을 발표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편의점업계는 '빅2'를 중심으로 점유율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가맹점 상생지원책으로 대규모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 다른 브랜드 편의점들은 상생협약이 존재하긴 하지만 직접적 비용지원 항목이 적고 영업이익 규모를 감안할 때 추가 확대여력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 사장은 코리아세븐이 10년 전 인수했던 바이더웨이를 세븐일레븐으로 통합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를 통해 시너지를 도모한다기 보다 실패한 인수합병을 뒷수습하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리아세븐이 3강 체제를 만들려면 미니스톱 인수밖에는 길이 없었다고 본다"며 "한국미니스톱 지분이 이번에 일본 이온그룹에 팔린 만큼 세븐일레븐이 치고 나갈 방도는 사실상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