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조 부회장은 인공지능 기술력이 앞으로 생활가전과 TV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글로벌 IT(정보기술)시장의 중심인 북미를 허브로 삼아 관련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성진, LG전자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의 허브로 북미를 점찍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30일 LG전자 따르면 현재 미국 뉴저지에 건설하고 있는 ‘LG 북미 신사옥’이 올해 말 완공된다.

신사옥에는 LG전자와 LG그룹 계열사가 입주하게 되지만 이곳은 인공지능을 중심에 둔 LG전자 북미사업의 헤드쿼터 역할을 맡게 된다.

조 부회장은 신사옥 건립을 계기로 LG전자의 인공지능 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신사옥에 LG전자와 함께 LGCNS가 가장 먼저 입주하는 점은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읽힌다.

LGCNS는 LG전자 계열사 가운데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담당하는 회사로 최근 인공지능과 관련해 여러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9’에 참가해 구글 클라우드의 인공지능 기술 접목을 통해 LG전자 제조공장의 불량품 판독시간을 기존 일주일에서 최대 2시간까지 단축시킨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 2월에는 아마존 웹서비스와 손잡고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조 부회장이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위한 터전으로 북미를 점찍은 것은 LG전자와의 사업 연관성이 높고 관련 미래 기술력이 집약된 곳이기 때문이다.

북미시장은 LG전자의 글로벌 매출 가운데 30% 이상이 발생하는 주요 시장이기도 하지만 5G 통신과 4차산업혁명 등으로 급변하고 있는 IT 업계에서 LG전자의 인공지능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과 경쟁, 협력하며 혁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북미 미주총괄 사옥에서 ‘인공지능의 중심’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인공지능 분야에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5월 말 북미시장에 출시하는 2019년형 올레드 TV에 아마존 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와 구글의 인공지능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하는 등 이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인공지능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협력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조 부회장은 직접 LG전자 인공지능 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할 정도로 인공지능 역량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북미 사옥을 허브로 삼아 관련 기술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 8월 유럽 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전사적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을 융복합해 전자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전자부문은 미래사업 쪽으로 조직을 많이 돌려놨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LG그룹 관계자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관련 인공지능사업은 LG전자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사업”이라며 “북미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