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노조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뒤 앞으로 기본급 인상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르노그룹 본사로부터 XM3의 수출용 물량을 배정받지 못해 고정비 상승을 막아야 하는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이들을 설득할 마땅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오늘Who] 답답한 시뇨라, 르노삼성차 임단협 타결 길이 안보여

▲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24일 르노삼성차 노조에 따르면 27일 천막농성을 시작하고 집행부 회의와 쟁의대책 위원회를 열어 앞으로의 교섭일정, 파업 여부 등을 검토한다. 

특히 노조가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의 가장 큰 원인으로 기본급 동결을 꼽은 만큼 기본급 인상을 다시금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시뇨라 사장은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이게 됐다.

수출용 물량 확보와 노조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본급 인상이 대치되는 지점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시뇨라 사장은 고정비를 줄여 생산성을 높여야 세계 50여 곳의 르노 및 닛산 공장들과의 물량배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만큼 노조의 기본급 인상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더구나 르노그룹의 스페인 바르돌리드 공장이 XM3 수출용 물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부산 공장이 이 물량을 배정받을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르노삼성차가 부산 공장에 XM3 내수용 물량 생산을 위해 생산라인 정비를 마친 상태임에도 르노그룹이 수출용 물량 배정을 망설이고 있는데 임단협 타결이 늦어진다면 수출용 물량 확보는 물건너갈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XM3 수출용 물량 확보에서 부산 공장이 유력했는데 스페인 바르돌리도 공장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수출 물량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8만 대 가까운 XM3의 수출용 물량만 배정받는다면 부산 공장 가동률을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시뇨라 사장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하지만 시뇨라 사장은 노조를 설득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답답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조합이 요구하는 내용들이 주로 비용 증가와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에 시뇨라 사장은 2018년 임단협 협상이 11개월까지 늘어졌음에도 노조의 요구를 거의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는 그동안 전환배치와 외주 용역화 문제 개선, 시간당 생산대수 감축, 추가 인력 채용 등을 요구해왔으나 시뇨라 사장은 고정비 증가를 막기 위해 일시금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16일 기본급을 유지하는 대신 보상금 100만 원을 포함한 일시금을 지급하는 등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에 합의했는데 21일 노조 찬반투표에서 51.8%가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새 합의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직 단체교섭 일정을 정하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